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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대사기극의 정치

[성명] 황우석 대사기극의 정치

논문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노성일이 논문의 조작을 시인함으로써 황우석 논문이 희대의 사기극임이 거의 분명해졌다.
2005년 줄기세포 논문뿐 아니라 2004년 줄기세포 논문, 복제소 영롱이, 복제개 스너피 등 이전의 황우석 연구들에 대한 총체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히 과학적 검증에 그칠 수 없는 사안이다. 연구 결과를 조작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정부지원금을 받은 황우석과 핵심 측근 교수들, 노성일 이사장, 청와대에서 황우석을 지원했던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 언론 대응을 지원한 YTN 출신의 윤태일, 국가인권위 조사국장 한희원 등 지금까지 황우석을 조직적으로 지원해 왔던 자들의 역할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황우석과 몇몇 개인들이 꾸민 단순한 사기극인 것만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와 주류 정치인‍·‍언론들이 이런 사태가 벌이지는 조건을 만들어 냈다.
노무현 정부는 ’바이오 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 아래 수백억 원의 돈을 정상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황우석에게 지원했고, 여러 논란이 터지자 청와대,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이 나서서 황우석에 대한 맹목적 지원과 감싸기에 나섰다.
여야 할 것 없이 주류 정당의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은 자신이야말로 황우석 교수에 대한 진정한 후원자임을 입증해 보이려고 혈안이 됐었다.
〈조선일보〉와 YTN을 비롯한 주류 언론들도 이런 맹목적 환상을 지원했다. 황우석 교수의 성과를 ’한민족의 우수성’과 ’국익’으로 포장했던 이들은 진실을 밝히려는 〈PD수첩〉의 입을 틀어막고 마녀사냥하며, 검증을 요구하는 주장들을 ’매국’이라며 몰아붙였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려는 〈PD수첩〉과 MBC노조, 〈프레시안〉 등의 언론과 민주노동당, 젊은 과학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번 사기극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이번 황우석 논란은 과학 연구의 우선순위가 대중의 필요에 따라 민주적 토론을 통해 결정되지 않고, 기업 이윤과 국가간 경쟁에 과학이 이용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이 진실을 은폐하는 커다란 압력이 된다는 점을 보여 줬다.
대다수 사람들이 과학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우선순위를 통제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진정으로 사회 진보에 공헌하는 과학이 가능해질 것이다

2005년 12월 16일

〈다함께〉 신문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