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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불법파견을 ‘합법’이라고 사기치는 노동부를 규탄한다

KTX 불법파견을 ‘합법’이라고 사기치는 노동부를 규탄한다

노동부가 철도공사의 KTX여승무원 비정규직 고용이 합법이라고 판정했다. 바로 3년전 스스로 “열차승무 업무는 파견근로 대상이 아니”라고 했던 것을 뒤집은 것이다. 불법파견 증거가 1백20여 가지에 달하는데도 KTX 여승무원 위탁고용이 합법이라니 완전히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KTX여승무원들에게 철도공사가 직접 업무지시를 했을 뿐 만 아니라, 신입사원 교재를 제작했고, 기자재 변상 책임을 여승무원에게 요구하기까지 했다. 노동부가 “100퍼센트 합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군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을 늘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불법파견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KTX 여성 노동자들도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노동자들은 조사 결과 발표를 늦추는 노동부를 압박하며 지부장 삭발과 쇠사슬 시위까지 벌였다.
최근에는 불법파견을 합법도급으로 조작하기 위해 철도공사가 만든 관광레저 사장이 여승무원들을 성추행해 온 것이 드러나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진실이 아닌 거짓을 택함으로써 여성 노동자들의 한가닥 희망의 싹마저 잘라버렸다.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처절한 항거가 노동부에게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노동부는 오로지 시장과 이윤의 관점에서 기꺼이 거짓의 손을 들어주었다. KTX 불법파견을 인정할 경우 철도사유화에 따른 불법 하도급의 확산과 비정규 확대 정책이 가로막힐까봐 우려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앞장서서 불법파견과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노동부가 노동자를 탄압하고 압살하는 기구에 불과하다는 것도 보여 줬다.
그러나 KTX여승무원들은 이 기만적 결정에도 “힘없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이지만 얼마나 끈질기고 강한 존재인지 반드시 보여 주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찬사와 존경을 받아 마땅한 진정한 투사들이다.
7개월째 영웅적으로 싸우고 있는 KTX여승무원들의 투쟁은 전체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요, 희망이다. 이들은 불굴의 투지로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노동부 등을 점거해서 농성을 벌였고, 그때마다 야수적 탄압과 침탈을 당했지만 흔들림 없이 싸우고 있다.
이 투쟁에 철도노조 정규직 노동자들과 민주노총의 더 한 층의 연대가 필요하다. KTX 여승무원들은 즉각 정규직화돼야 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중단돼야 한다. 불법파견조차 정당화하며 비정규직 확대를 밀어붙이는 이 정부를 투쟁으로 굴복시켜야 한다.

2006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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