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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무사귀환과 즉각 철군 촉구 대학생 단체 공동 성명서

아프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피랍됐다는 소식을 접한 우리는 참담한 심정이며 초조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 침략과 점령의 당사자도 아닌 민간인의 납치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 그 동안 반전평화 운동에 앞장 선 우리는 민간인 납치가 한국군 철군과 점령 종식을 위한 적절한 방법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피랍 한국인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

한국 정부는 사건이 발생한 뒤 피랍자를 구하기 위해 “직·간접적 접촉을 해가며 상호 긴밀히 교감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런데 23일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는 언론 매체들과 전화 통화에서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협상 의지에 의구심을 표하면서 한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촉구했다.

그 동안 한국 정부는 누구와 “상호 긴밀히 교감”해 왔다는 말인가? 탈레반의 요구(아프간에서 한국군 철수와 탈레반 포로 23명 석방)를 들어 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부시 정부와 부시 정부의 꼭두각시 정부인 아프간 정부와 긴밀히 교감해 온 것이 아닌가?

한국 정부는 “납치단체의 요구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아프간에 주둔한 동의·다산 부대의 즉각 철군 요구를 모르쇠하고 있다. 가족들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생명이니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유일한 대책은 앞으로 아프간을 민간인 출국 금지국으로 지정해 출입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 사태의 진정한 원인이 점령과 점령을 돕는 파병 정책에 있다는 것을 회피하고 애꿎게 피랍된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짓이다.

우리는 한국인 23명 피랍의 진정한 원인은 아프간 점령과 점령 지원 부대를 보낸 한국 정부의 파병 정책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한국 정부는 즉각 동의·다산 부대를 아프간에서 철수시켜야 한다. 정부는 그 동안 동의·다산 부대가 “인도주의적 재건임무”를 수행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의 파병 연장 안에도 “대테러지원부대”라고 부대의 성격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미국이 아프간을 침략하고 점령한 7년 동안 평범한 아프간 1만여 명이 목숨을 잃고 2백만 명 이상이 난민으로 비참한 삶을 사는 동안 동의·다산 부대는 바그람 미군 기지에서 활주로와 기지를 보수하고 교전중에 부상을 입은 점령군을 치료해 주는 일을 해 왔다. 이 때문에 올해 2월 윤장호 하사가 바그람 기지에서 폭탄 공격으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철군은 계획대로(연말) 이루어질 것이다.”며 즉각 철군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과연 피랍된 국민을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그 동안 아프간과 이라크 파병 한국군 파병을 재연장해 오면서 숫한 거짓말로 신용을 잃은 지 오래다. 정부는 동의·다산 부대 2백10명을 철군시키는데 5∼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지만 1천7백여 명을 아프간에 파병한 스페인군은 6주만에 철군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연내 철군과 미국이 요청한 “지역 재건팀(PRT)” 참가처럼 점령을 여전히 돕는 파병을 동시에 추진중이다. 따라서 아프간에서 한국군은 즉각 완전 철군해야 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파병 강행”으로 목숨을 잃은 김선일 씨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한국인이 피랍된 직후부터 우리는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피랍자들의 무사 귀한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연일 광화문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학생 단체들은 7월 26일(목) 저녁 8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피랍 한국인 무사 귀환과 한국군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피랍 한국인의 무사 귀한을 바라는 우리는 즉각 철군만이 피랍인들을 살리는 길임을 밝힌다. 또, 정부는 탈레반 포로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다. 만약, 비극적인 참사가 벌어진다면 이 모든 책임은 노무현 정부에 있다.

2007년 7월 24일

대학생 ‘다함께’, 대학생 사람연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한국대학생문화연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