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습적인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 즉각 중단하라!

2007년 11월 22일

국회 정보위는 11월 21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대(對)테러센터를 국정원장 산하에 두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테러방지법안을 기습적으로 의결했다.
부시 정부의 국가 테러(이라크 점령)에 편승해 파병을 적극 추진한 자들이 테러 위협 운운하며 테러방지법을 만들자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테러방지법은 테러를 막을 수 없다. 부시 정부가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테러가 전보다 6백 퍼센트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 정부가 한국 내 테러 발생을 막고 싶거든 즉각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점령군을 철군해야 할 것이다.   

사실, 테러방지법의 목적은 따로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제정된 모든 테러방지법들은 정치적시민적 자유와 민주주의 확대를 요구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언론과 운동의 활동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테러와의 전쟁은 민주주의와의 전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미국과 영국의 전쟁광들은 헌법과 의회의 통제조차 거추장스러워 한다. 이들에게는 최소한의 민주적 장치조차 귀찮은 장식품일 뿐이다. 그래서 이들은 애국자법국토안전법테러방지법 등을 도입해 보안기구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넘겨 주었다.

이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고(테러방지법의 모호한 기준에 따르면 반전 표현물을 지니기만 해도 구금될 수 있다), 전쟁 정책에 반대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활동도 국가의 일상적 감시 대상이 됐다. 게다가 이런 법들은 무슬림 혐오를 부추겨 인종적 편견을 확산시켰다.

한국 정부가 통과시키려는 테러방지법도 테러를 정치적종교적이념적 또는 민족적 목적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그 목적을 추구하거나 그 주의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국가 안보 또는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대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이 정의에 따르면,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이나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국립대 대학생들의 건물 점거도 테러가 될 것이다.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의 모든 정치 활동이 테러 활동으로 분류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강력한 파병 반대 여론 뿐 아니라, 고문과 인권 탄압의 대명사인 국정원의 권한을 더 강화하는데 반대하는 정서가 강력했기 때문이다.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의 감시 기능을 더 확대할 뿐 아니라 심지어 군병력 동원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비열하기 짝이 없는 노무현과 기성 정당들은 삼성 비리BBK 등으로 어수선한 대선 정국을 악법 통과의 기회로 생각한 듯 하다.

테러 위협의 진정한 원인인 제국주의 점령 지원은 가만히 둔 채, 민주주의 권리만 공격하는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11월 22일 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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