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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다함께 성명
고려대 전 총장 어윤대는 교육과학부 장관 자격 없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벌써부터 이명박의 “DNA인사”, “쌍둥이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심지어 교육을 망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통합민주당(가칭)조차 “교육의 중요성을 망각한 인사”라고 비난할 정도다.

실제 신자유주의 대학경영의 기수 역할을 했던 어윤대의 고려대 재임시절은 반교육적 말과 행동 투성이었다.

어윤대의 망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등록금이 최소한 1천5백만 원은 돼야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어윤대는 사용처를 알 수 없는 적립금을 1천5백 억 원이나 쌓아두고도 재임기간 동안 고려대 등록금을 25퍼센트나 인상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반면 교원 수 부족으로 1백 명 이상 수강하는 대형 강의는 2백50개가 넘을 정도로 교육의 질은 엉망이었다. 이런 자가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장기까지 내다팔아야 하는 한국 교육의 현실은 더욱 처참해 질 것이다.

어윤대는 이명박이 추진하려다 반발에 부딪친 “영어몰입교육”의 원조이기도 하다. 어윤대는 고려대 강의의 60퍼센트를 영어 강의로 바꾸는 안을 추진했다. 비록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 때문에 35퍼센트 밖에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어교육을 영어로 해야 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어윤대가 장관이 된다면 청소년을 죽음으로 내모는 무한경쟁 입시지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실제 어윤대는 ‘3불정책’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어윤대가 총장으로 있던 2004년 고려대는 고교등급제를 시행해왔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행정적 처분을 받기도 했다.

어윤대는 재벌 입맛에 맞춰 대학교육을 왜곡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매년 재벌들과 상의해 “기업주문형 석사제도”를 도입하거나, “하이닉스 맞춤형 교육”, “LG화학 맞춤형 교육” 등 재벌 맞춤형 강의를 개설했다. 이것도 모자라 재벌에 석좌교수 임용권을 주는 “석좌교수제”도 도입해 아예 돈으로 교수직을 살 수 있는 제도를 공식화 했다.

그 결과 학문 연구는 재벌에 종속되고, ‘돈 되는’ 학문만 살아남고 있다. 이 때문에 2006년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은 “대학의 상업화로 말미암아 연구 활동과 교육행위마저도 단지 상업적 생산물로 변질되고 있다”며 개탄했다.

그럼에도 어윤대는 재벌과 부패 정치인을 숭배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했다. 고려대에는 삼성관, 동원 글로벌 리더십관, LG-POSCO관 등 기업 이름을 딴 건물들이 즐비하고 이명박 라운지, 이학수 강의실 등에서 학생들은 삼성 임원의 특강을 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부패·노동탄압의 대명사 삼성 이건희에게 철학박사학위를 수여한 일은 돈을 위해서라면 모든 교육적 가치를 다 내팽개쳐버릴 수 있다는 어윤대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어윤대는 이건희 철학박사학위 수여를 반대했던 고려대생 7명에게 입학사실조차 말소하고 학교에서 영원히 내쫒아 버리는 사상초유의 출교 징계를 추진한 장본인이다. 어윤대는 출교생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재판부에게조차 “반교육적 조치”라고 비판받은 이런 자가 한국교육을 책임진다니, 강도가 도둑 잡겠다고 나선 꼴 아니겠는가.

보수 언론들은 어윤대의 “CEO형 총장” 모델을 추켜세우지만, 이 모델은 이미 고려대 구성원들에게 심판받은 바 있다. 이건희 철학박사 수여, 반교육적 출교조치 등에 대한 반감이 커져갔고, 학생들의 저항뿐만 아니라 많은 교수들의 어윤대 비판 목소리도 높았다. 그 결과 어윤대는 2006년 고려대 교수들의 총장부적격자 낙선 총투표에서 2번째로 많은 54퍼센트의 반대표를 얻어 2차 투표에도 가지 못하고 낙마했다.

이런 자가 교육부 장관이 될 자격이 있는가. 우리는 어윤대가 한국교육 전체를 망가뜨리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을 강화할 이명박과 어윤대를 좌초시킬 수 있도록 강력한 투쟁을 건설하자.

2008.2.16
대학생 다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