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학생다함께]
고려대 당국은 ‘전(前) 출교생’들에 대한 무기정학 징계 시도 중단하라!

2009년 4월 13일
고려대 당국은 지난 달 27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복학한 전 출교생들에 대한 무기정학 징계를 결정했다. 총장의 최종 결재까지 이뤄지면 징계가 확정된다. 3년 전, 고려대는 통합된 보건대생들의 총학생회 선거권을 요구하는 정당한 시위를 이른바 ‘교수 감금’ 사태로 왜곡, 과장하여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출교시킨 바 있다. 젊은 시절 2년간의 천막 농성으로 건강까지 상해가며 사회 정의와 학내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그들은 승리하여 강의실로 돌아간 지 1년 만에 다시 고대 당국의 파렴치함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고대 측의 이번 재징계 시도는 법과 학칙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지키지 않은 부당 징계다. 고려대 측은 당시 징계를 무효화시킨 법원 판결의 내용은 출교와 퇴학 처분이 지나치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처벌 수위를 낮춰 다시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판결은 분명히 당시 사태에 대한 고려대 측의 책임을 밝히고 있다. 시위의 요구가 정당했음에도 대학이 고압적이고 관료적 태도로 나선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판결문은 설사 학생들에게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2년간의 학업 중단과 천막 농성으로 충분한 처벌을 받은 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코 출교와 퇴학 외의 징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고려대 측은 징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고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

고려대 측은 심지어 자신이 정한 학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기도 하다. 징계 범위를 ‘학생’으로 규정한 고대 학칙에 따르면 졸업한 학생들은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고려대는 지난 상벌위에 졸업생 3명을 포함한 ‘전 출교생’ 모두를 호출했고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들 역시 ‘휴학’으로 처리돼 있던 지난 2년의 시간을 ‘무기정학’으로 되돌려 받아야 했다.

고려대 측이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징계를 추진하며 끝까지 ‘전 출교생’들에게 ‘주홍글씨’ 낙인을 찍으려는 것은 그 주홍글씨가 낳는 정치적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건희 명예 철학 박사 수여, 보건대 차별, 등록금 폭등, 고교등급제, 입시 부정 등 사회적 논란의 핵심이 되어 온 고려대 당국에게 있어 매번 학내에서 ‘원활한 학사행정’을 방해하고 사회적 논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 진보적 학생운동은 눈에 가시였을 것이다. 언론을 장악하고 정당한 목소리조차 탄압하는 이명박의 출신 학교답게 고려대는 ‘학사행정 불도저’에 저항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듯하다. 이 문제의 핵심은 민주주의 탄압과 분위기 냉각을 통한 저항 억누르기에 있다. 수백 명이 모인 학내 등록금 시위 다음날 무기정학 결정이 내려진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공공의 적’인 이명박의 학교에서 벌어진 ’MB스러운‘ 사건은 각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미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이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고려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전 출교생‘들을 방어하는 대표자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각계의 연대에 힘입어 징계 대상이 된 ’전 출교생‘들 역시 포기하지 않고 투쟁 의지를 밝히고 있다. 부당 징계에 맞선 이들의 투쟁은 매우 정당하다. 고려대가 학생들과 민주주의를 향한 칼자루를 놓지 않는다면 전 사회적 분노와 학생들의 투쟁은 점점 더 확산될 것이다. 고려대 당국은 지금 당장 재징계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대학생다함께 역시 ’전 출교생‘들이 부당한 징계의 멍에를 완전히 벗는 날까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맨 위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