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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한 홍익대학교:
해고를 철회하고 임금을 인상하라

홍익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월 3일부터 학교 본관 점거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학교 당국이 새해 벽두부터 미화·경비·시설 노동자 1백70여 명 전원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1월 2일, 새해 첫 출근을 한 시설 노동자는 비밀번호가 바뀌어 작업실에 출입할 수 없었고, 미화·경비 노동자들은 대기실과 경비실의 열쇠마저 빼앗겼다. 어떤 사전 통보나 협의도 없이 벌어진 대량해고였다.

한 달 임금 75만 원, 한 달 식대 9천 원에 불과한 홍익대 미화·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은 더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 50~60세의 고령인 노동자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곧바로 총장실로 향했고, 노동자들의 기세에 놀란 총장 장영태는 시무식도 못하고 꼬박 8시간 동안 총장실에 숨어 있었다. 아파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며 휠체어를 타고 쇼를 하던 장영태는 한시간 뒤 뛰어서 도망쳤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2일 공공노조 서울경인지부 홍익대학교분회를 출범하고, 고용 승계와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여 왔다. 출범 초기부터 82퍼센트가 넘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등 노동자들의 기세는 매우 높았다.

특히 대학 미화 노동자들의 잇따른 투쟁 승리가 이들의 사기를 고취시켰다.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동국대 등 많은 대학에서 노동조합이 조직됐고, 통쾌한 승리 소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익대 당국은 이런 기세를 꺾으려고 전원 해고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 대학의 학생운동 기반이 취약해진 것도 한몫했다. 학교 당국에 협조적인 총학생회는 점거농성이 시작된 바로 다음날,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할 의사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동조합이 비상식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했다’는 학교 당국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임금 인상액은 겨우 시급 1천 원 가량밖에 되지 않는 데다, 하루 3백 원 꼴로 지급하던 식비를 현실화하라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요구다.

더구나 지난 몇 해간 홍익대학교의 등록금은 가파르게 치솟았고, 지난해 인문대학 등록금은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그러는 동안 재단 적립금도 4천8백억 원을 쌓아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다. 따라서 노동자와 학생 들이 함께 대학 재단에 맞서야 한다.

다행히 일부 학생들이 인상적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

“[그동안 노동자들과 함께했다는 이유로] 학교 측이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징계협박과. 소모임 해체를 협박했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할 것입니다.”

농성에 함께하고 있는 홍익대 학생들은 학교 당국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연대를 확대하겠다고 결의했다. 다함께, 학생행진, 소모임 ‘다락방’ 등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서명도 조직하기로 했다.

이들이 힘을 모아 연대를 건설한다면 충분히 많은 학생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보수 언론조차 미화 노동자들의 투쟁을 동정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근에 있는 연세대·이화여대·명지대 총학생회들도 연대투쟁에 동참하기로 했고, 타 대학 미화 노동자들의 연대도 확대되고 있다. 공공노조 서경지부는 1월 11일 전 조합원이 단축 근무를 하고 홍익대학교로 집결해 대규모 연대집회를 갖기로 했다.

탄탄한 우호적 여론에 이런 연대 투쟁을 잘 결합시킨다면 수년째 이어져 온 미화 노동자들의 승승장구는 이번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