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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성명] 튀니지 혁명은 중단없이 계속돼야 한다

이 글은 다함께가 1월 28일 발표한 튀니지 혁명에 대한 성명이다.

튀니지 민중의 승리가 갖는 의미는 23년에 걸친 벤 알리의 독재를 종식시켰다는 데 한정되지 않는다. 튀니지 혁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우파 지식인들이 퍼트린, 아랍인들은 혁명적 변화를 수행할 능력이 없으며 혁명의 시대는 지나갔다는 편견을 깨트렸다.

튀니지 전체를 뒤덮은 대중의 분노는 대중이 스스로 역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그리고 계급투쟁이 아랍 세계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켰다. 튀니지 혁명은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국들의 사슬에도 철퇴를 가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도 관여하고 있는 이 동맹국 사슬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서방 제국주의에 종속시키고 이스라엘이 마음 놓고 팔레스타인을 억압할 수 있게 해 준 원흉이다.

튀니지 혁명은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력해 왔고 신자유주의 ‘개혁’을 충실히 수행한 것 때문에 서방 정부들과 세계은행의 칭송을 받아 온 정권을 무너뜨렸다. 튀니지 민중은 아랍 지배계급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아랍 정권들은 자신들에 맞선 대중의 분노를 달래고 혁명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부랴부랴 물질적 양보 조처들을 도입했다.

이집트, 알제리, 예멘, 레바논, 요르단 등 아랍 국가 민중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선명한 방식으로 자신들을 둘러싼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튀니지 민중과 연대해 거리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아랍 정권들의 퇴진도 요구하고 있다. 이제 혁명은 더는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구닥다리 낱말이 아니다. 튀니지 민중의 힘과 용기 덕분에 이제 혁명은 가능하고 도달할 수 있는 미래가 됐다. 이집트 전역을 휩쓸고 있는, 무바라크의 독재에 저항하는 시위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튀니지 혁명을 서방의 영향력을 강화시킨 ‘색깔 혁명’의 일종으로 채색하려 하거나 혁명의 요구사항이 정치적 자유에 한정된 것처럼 묘사하려 한다. 그러나 이 반란을 시작한 당사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밤낮으로 일해도 자신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어려운 처지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혁명의 주된 요구가 ‘빵과 교육과 자유’라는 사실을 감추려 한다.

튀니지에서 싸움이 끝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벤 알리의 옛 정권은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으며, 비교적 멀쩡하게 남아 있는 경찰과 ‘공식 야당’에 의존해서 자신들의 통치력을 확고히 다지려 한다. 튀니지의 ‘공식 야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벤 알리의 강권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일조한 세력이며, 이제는 권력을 잡기 위해 대중의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

완전한 변혁

이 ‘공식 야당’과 더불어 구정권의 잔당들은 이번 반란이 완전히 자생적이었다는 신화를 퍼트리려 하고 있다. 이런 신화는 벤 알리 정권에 맞선 투쟁을 확대하는 데서 노동조합과 극좌파, 그리고 여타 진보 세력들이 수행한 구실을 무시한다.

그러나 튀니지 민중은 이런 시도들에 맞서 더 많은 집회와 시위를 조직하고 집권당 해산을 요구하는 등 신속히 대응했다. 정권의 사주를 받는 민병대에 맞서 공동체를 지키고, 벤 알리 지지자들의 공포 분위기 조성 시도를 막기 위한 민중 위원회들이 전국 곳곳에서 조직됐다.

이처럼 구정권의 잔당들에 맞선 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 혁명적 좌파들은 튀니지 혁명에 굳건히 연대해야 한다. 우리는 튀니지 민중이 자국의 완전한 변혁에 못 미치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구 정권을 완전히 몰아내길 바란다. 또한 현 정부의 약속들을 수용하지 말고 자신들의 요구가 모두 관철될 때까지 싸우기를 바란다.

독재자를 쫓아내고 억압과 착취의 역사를 종식시킨 주인공은 바로 튀니지 민중이다. 따라서 권력을 장악해서 튀니지 사회를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운영할 자격이 있는 당사자도 과거에 벤 알리에게 반대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기회주의 정치인들이 아니라 바로 튀니지 민중 자신이다.

벤 알리 정권의 잔당들은 튀니지 민중이 목숨 걸고 제거하려 했던 체제를 복원하려 할 것이다. 튀니지 사람들을 범죄화하고 그들을 아랍 세계의 형제자매들로부터 갈라놓는 데 오랫동안 이용돼 온 정책들, 특히 테러 국가인 이스라엘과의 공조 정책을 지속하려 할 것이고, 튀니지 문화와 교육에 대한 프랑스 제국주의의 압도적인 통제력도 유지될 것이다.

벤 알리 정권의 잔당들은 거리를 뒤흔든 대중 운동을 패퇴시키고 고립시키기 위해 그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서구 열강과 중동 지역 인근 정권들의 국제적 지원에도 기댈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튀니지를 뒤흔든 혁명적 물결이 자기 나라까지 확산될 것을 염려해 튀지니 정권이 다시 질서를 회복하는 데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을 세력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쟁을 조직하는 데서 훌륭한 구실을 해 온 튀니지의 노조 지도자들과 극좌파를 포함한 모든 진보 세력들에게 호소한다. 앞으로도 대중의 편에 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혁명적 변화를 계속 밀고 나가기를, 억압과 착취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이 투쟁에 최대한 광범한 지지를 이끌어내기를 호소한다.

튀니지의 변혁을 위해서는 정부 내에서 벤 알리 정권의 잔당들을 철저히 뿌리뽑고 최대한의 정치적 민주주의를 도입해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튀니지 민중의 물질적 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필요한 경제·사회 정책들을 실현하려면 자본주의와도 단절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혁명이 유지되려면 중동 지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사회주의자들과 반자본주의자들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튀니지 민중의 요구와 투쟁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 자신의 영웅적 혁명을 지속하고 착취와 억압을 끝장내려 하는 튀니지 민중의 열망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 미래는 오직 투쟁하는 자의 것임을 역사는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