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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쇄 자살―서남표 총장 퇴진하고 경쟁 교육 폐기하라

2011년 4월 15일

최근 4개월 동안 학생 네 명과 교수 한 명이 자살한 카이스트 사태는 경쟁 교육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카이스트는 보수 언론들에게 신자유주의 경쟁 교육 정책의 모범으로 일컬어졌다. 또 카이스트는 1971년 당시부터 법인으로 출범해, 최근 서울대 등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학교들의 모델이기도 하다.

서남표 총장은 2007년에 “세계 10대 대학”이 되려면 “현재의 정부 지원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부금 조성, 차입, 등록금 징수 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 없던 학생 등록금이 도입했다. 성적에 따라 차등 책정된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가혹한 채찍이었다.

지난해 학생 8명 중 1명이 등록금이라는 ‘징벌’을 당했고, 이 학생들은 재정적 압박뿐 아니라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혀야 했다.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명목으로 1백 퍼센트 영어강의도 도입됐다. 일본어, 수학 등도 모두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강의하기도, 알아듣기도 힘들어 온갖 비효율을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 휴학하는 학생들이 2009년 6백20명에서 2011년 8백64명으로 늘었고, 급기야 올해 연쇄 자살로 이어졌다.

서남표식 “경쟁력 강화 정책”은 교수와 직원에게도 큰 고통을 가했다.

서남표 총장은 “교수나 직원도 채용되면 거의 정년이 보장되는 것이 문제”라며 교수와 직원을 획일적으로 평가하고 구조조정했다.

이런 경쟁 몰이는 학생과 교수들이 진정으로 학문을 발전시키기보다는 성과에 집착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오로지 높은 학점을 위해 학문 그 자체보다는 시험을 잘 보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 지금 카이스트는 숨 죄어 오는 무한경쟁에 등 떠밀려 하루하루 과제를 틀어막기에 바쁜 ‘톱니바퀴’를 찍어낼 뿐입니다.”(카이스트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성명서)

또 경쟁 교육이 반짝이던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결국 파멸로 내몰았다.

그런데도 서남표 총장은 “미국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는 막말을 쏟아냈다. 그 자신은 학위 수여 부정 등을 저지르고, 성과급 5천6백만 원을 부당하게 챙기며 돈을 벌었으면서 말이다.

학교를 죽음의 장으로 만들면서, 온갖 부당 이익을 챙긴 서남표 총장은 당장 퇴진해야 한다.

진보적 교수단체와 많은 시민·사회 단체가 서남표 총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60명이 넘는 카이스트 교수도 서남표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광범위한 비판 여론 때문에 카이스트 당국은 ‘징벌적 등록금 정책’은 폐지하기로 했다. 1백 퍼센트 영어 강의, 제한적인 재수강 제도 등 아직 남아있는 비민주적인 학사제도도 바껴야 한다.

이번 일은 카이스트 내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며 카이스트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하려 한다. 사립대학들도 학생들을 더욱 경쟁시키고, 영어강의를 확대하는 등 카이스트와 비슷한 일을 벌이고 있다.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도 경쟁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매해 평균 2백30여 명이 자살한다. 청소년도 지난해 2백 명이 자살했다.

카이스트 사태를 계기로 이런 끔찍한 경쟁 교육을 폐지시키는 운동이 더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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