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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을 엄호해야 한다
이명박은 경찰력 투입 시도 중단하라!

자동차 엔진의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 등을 완성차에 납품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강력한 점거파업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조·중·동은 ‘고작 1천 원짜리 부품 하나 때문에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방방 뛰고 있다.

그래서 보수 언론과 주요 자본가 단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경찰력 투입을 통한 파업 파괴를 촉구하고 있다. 경찰은 오늘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병력 투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유성기업 사측은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준비하던 노조를 공격하기 위해 5월 18일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19일 새벽엔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이 차량을 돌진해 조합원 열세 명이 중경상을 입은 뺑소니 사건까지 발생했다. 노동자들은 경추·손가락·어깨뼈·머리 등에 심각한 골절상과 부상을 당했다. 거의 ‘살인미수’였던 것이다.

이에 노조는 19일 저녁부터 곧바로 점거파업에 돌입했고, 현대·기아차의 엔진 부품 80퍼센트를 납품하는 이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자 금세 위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점거파업에 나선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지난 23일 밤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 공장에선 일부 특근이 중단됐고, 기아차도 생산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일부 소형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모든 승용차·상용차 생산 라인은 조만간 전면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도 이번주부터 생산에 타격을 입게 생겼다.

사측과 보수 언론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완성차 업체들도 못하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시행을 무리하게 떼쓰고 있다”며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허리 한 번 못 펴 보고 일해 온 노동자들이 죽음을 부르는 심야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간연속2교대제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현대·기아차에서도 이런 요구가 강력하고, 자동차 부품업체인 두원정공에서도 이미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더구나 주간연속2교대제는 노동시간을 단축시켜 일자리를 늘리며 비정규직·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승리하면 이미 오래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월급제 시행을 요구해 온 현대·기아차의 투쟁에도 커다란 자극을 줄 수 있다. 사측도 이런 파급력을 두려워하고 있다.

보수 언론은 사노위(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추진위원회), 동희오토 비정규직, 발레오 해고자 등 “외부 세력이 개입해 불법 사태를 확산하고 있다”고 공격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정당한 요구를 위해 함께 돕고 연대하는 것은 정당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보수 언론은 이런 연대 덕분에 노동자들의 “행동이 더 과감해지고 결속력이 공고해진다”고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연대는 더 확산돼야 한다.

강력한 힘

지난 몇 년간 이명박 정부는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위해 직장폐쇄를 통한 ‘강성 노조 때려잡기’를 벌여 왔다. 발레오만도· KEC·대림차 등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왔다.

그러나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이런 공격이 더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사측의 직장폐쇄와 무리수는 오히려 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고, 노동자들은 강력한 점거로 맞서고 있다.

그리고 공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노동자 5백여 명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 비상을 걸고 있는 상황은 점거파업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효과적 전술인지 보여 주고 있다.

지금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은 레임덕 위기로 빠져들던 이명박 정부의 위기와 분열을 더 재촉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경제 위기 고통전가로 고통받던 수많은 노동자들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을 지켜보고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올해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바라며 투쟁을 준비하던 수많은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전국적 초점으로 떠오르며 지배자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 시작한 이 투쟁은 유성기업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다. 이 투쟁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신음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싸움이다. 따라서 전국적 연대가 시급히 건설돼야 한다.

반갑게도 유성기업과 같은 자동차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대한이연 노조는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대체 생산을 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미 2007년 대한이연 노조의 투쟁 때 유성기업 노조가 이 같은 연대를 통해 대한이연 노조의 승리를 도운 경험이 있다.

이런 연대의 모범은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현재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경찰투입 시 즉각 총파업’을 선언했는데 금속노조가 당장 나서서 연대 파업·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특히 올해 금속노조 투쟁의 향방을 좌우할 이 투쟁에 금속노조의 핵심인 현대차·기아차 노동자들이 앞장서 연대해야 한다.

유성기업 투쟁의 승리는 올해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노동자들의 반격에 중요한 돌파구를 열어젖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