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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악법 철폐 투쟁으로 열사의 한을 풀자

현대차 사측이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오늘(6월 9일) 오전, 현대차 아산 공장의 정규직 노동자 박종길(49세) 동지가 사측의 타임오프 공격에 항거해 공장 안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노동안전보건위원으로 활동한 박종길 동지는 유서를 남겨 사측의 탄압을 규탄했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힘든 세상 어떻게 살아갈꼬. [사측의] 현장탄압은 심해 툭하면 무단 이탈. 노동안전보건위원, 근골격계실행위원, 근골격계 신청 면담하는 시간마저 무단 이탈로 일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현장 활동은 살아진 지 오래다. 이 한 목숨 던져서라도 노동탄압 분쇄에 앞장선다.”(유서 내용)

현대차 사측은 지난 4월 노조와 한 타임오프 협의에서 산업안전·근골격계질환 관련 활동을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이조차도 지키지 않았다. 박종길 동지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박종길 동지는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측 산업안전팀의 제재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습니다. 사측이 단체협약에 보장된 노동안전보건 활동조차 ‘근무지 이탈’이라며 급여를 주지 않아, 관리자들과 실랑이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이 죽음의 책임은 명백히 현대차 사측에게 있다. 사측은 기아차·GM대우차 등에서 사실상 무력화된 타임오프제를 만회하려고, 4월 1일부터 대의원·현장위원 등의 근무 시간 중 노조 활동을 허가제로 바꾸고 노조 전임자들의 임금 지급을 중단했다.

그런데도 뻔뻔하기 짝이 없는 현대차 사측은 지금 자신의 책임을 발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산 공장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노동자들은 즉각 파업을 벌이며 항의에 나섰다. 아산공장위원회는 오후 2시 반 경에 생산 중단 지침을 내렸고, 이어진 대의원 간담회를 통해 사태를 해결할 때까지 생산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유가족들도 유서에서 거론된 두 명의 관리자들을 처벌하고 산업재해에 준하는 보상을 하라는 등의 요구를 제기하고 있다.

박종길 동지가 목숨을 던져 노조 탄압에 맞선 투쟁의 불길을 당긴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사측에게 제대로 본떼를 보여 줘야 한다. 박종길 동지의 죽음이 비단 아산 공장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울산·전주 공장으로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대차지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얼마 전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타임오프에 맞선 쟁의를 시작할 때다. 그것이 바로 “죽어서라도 노동 탄압 분쇄에 앞장서겠다”는 박종길 동지의 절규를 진정으로 기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