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강령과 당헌에 이어 당명에서도 후퇴하다
통합 정당 당명에서 “노동” 삭제 유감

2011년 12월 6일

125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는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당명을 ‘통합진보당’으로 결정했다.

통합 정당의 강령에서 “노동” 분야가 후순위로 밀려나고, 당헌에서는 노동할당제가 빠지더니 마침내 당명에서도 “노동”이 없어졌다.

애초에 진보 통합은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내건 민주노총의 강력한 요구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참여당과의 통합을 강행한 민주노동당 지도부에 의해 최종 통합은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여망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 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참여당의 요구에 거듭 타협했다. 참여당은 통합 정당이 “‘노동자정당’의 면모를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고,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 압력을 수용했다. 강령과 당헌에 이어 당명에서도 “노동”이 중심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통합 정당의 당명 후보 중 하나로 뒤늦게나마 제시된 ‘진보노동당’에 대해 일부 참여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거부감을 격하게 드러냈다. 참여당 부산시당 당원들이 노무현 사진을 배경으로 “‘노동’이란 단어로 통합당에 재뿌리지 마라” 하는 사진을 찍어 민주노동당 게시판에 게재했다.

그런데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지도부는 ‘통합진보당’을 추천하는 문자 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냈다. 노동자들의 눈치 때문에 당명 후보중에 하나로 ‘진보노동당’을 넣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그 당명이 채택되지 않도록 작업을 한 것이다. 전태일의 분신 이래 수많은 희생과 피로써 얻은 자랑스런 이름 ‘노동’을 민주노동당 지도부조차 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해 외면한 것이다.

물론 당명이 통합진보당의 성격을 모두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당명에 “노동”이 없다고 노동자 당이 아닌 것은 아니다. 노동조합 상근간부층에 기반을 두고 있는 한 통합진보당은 여전히 노동자 당일 것이다.

그러나 당명에서 “노동”이 빠진 것은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노동’과 거리 두기 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노동”이 빠진 당명은 친자본주의적 자유주의 정당인 참여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무엇을 희생시키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것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단결·투쟁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지향에서의 후퇴다.

한편, 통합진보당 대표단은 선관위 등록 후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전태일 열사 묘소에 참배했다. 그리고 이어서 국립현충원 김대중 묘역과, 봉하마을 노무현 묘역을 참배할 것이라고 한다! 소위 ‘전태일 정신과 노무현 정신의 만남’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하에서 열사가 되어 모란공원에 잠든 최진욱, 전용철, 허세욱 동지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노동자에 대한 사랑과 노동해방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던 정신과 노동자를 짓밟고 죽음으로 내모는 온갖 배신적 정책을 추진했던 정신은 결코 융합될 수 없다.

2011년 1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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