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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한 23번째 죽음 -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키고 죽음의 행렬을 끝내야 한다!

쌍용차 해고자 고동민 씨는 얼마 전 〈레프트21〉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문 투쟁 이후 5개월이 지났는데 아무도 돌아가시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희망의 근거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0월 8일 또다시 23번째 죽음이 찾아왔다. 이 글은 노동자연대학생그룹이 쌍용차 해고가 낳은 23번째 희생을 애도하면서 발표한 성명이다. 

2009년 쌍용차에서 자행된 것은 ‘살인’이다. 해고와 ‘절망퇴직’으로 거리에 나앉은 쌍용차 노동자들은 가족과 일상이 파괴되고 목숨마저 위협받는 절망 속에 내던져졌다. 정권과 자본은 절망을 거부하는 이들마저도 잔인한 폭력 진압으로 ‘살해’해왔다.

그렇게 스물 두 분이 돌아가셨다. 숨쉬기조차 힘든 현실에 고통 받던 희생자들은 우울증으로,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끔찍한 죽음의 행렬이 우리에게 절절하게 말해주는 것은 쌍용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것이다.

8일 새벽 4시, 또다시 희생자가 발생했다. 퇴직 이후 지병인 당뇨가 악화되어 사망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단순히 병마로 인한 죽음이 아니다. 당뇨로 고통 받던 노동자를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것은 누구인가?

‘희망퇴직’을 강요당한 그는 퇴직으로 안정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당뇨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심지어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해고로 인한 절망까지 겪어야 했던 그는 결국 증세가 악화되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결국 그의 죽음도 ‘사회적 타살’이다. 그에게 절망을 강요하고,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권리마저 박탈한 정권과 자본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이다. 죽음의 책임은 이들에게 있다.

그러나 장본인들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국정감사에 참석한 마힌드라 사장은 복직을 합의했던 노조와의 약속은 아랑곳 없이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현 정권은 물론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인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전태일’을 운운하며 살아 있는 전태일은 외면하는 위선과 파렴치함 때문에 오늘도 노동자들은 고통 받고 있다.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 스물 네 번째, 다섯 번째의 죽음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돌아가신 스물 세분 이외에도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은 모두 절망과 고통으로 끔찍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고통을 해결하려면, 죽음의 행렬을 멈추려면 지금 당장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켜야 한다.

2012년 10월 9일

노동자연대학생그룹(옛 대학생다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