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홍준표의 폐업 선언 이후
국정조사가 아니라 진주의료원 국립화 요구와 투쟁이 필요하다

2013년 6월 6일

홍준표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선언한 후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진주의료원 노동자들은 병원 입구를 봉쇄한 채 점거 농성에 돌입했고 이들의 정의로운 투쟁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8일에는 전국에서 수십 대의 생명버스가 진주의료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진주의료원 사태의 진상을 밝히겠다’며 노골적으로 시간 끌기와 김 빼기를 하려고 한다. 새삼스럽게 밝힐 필요도 없이 진주의료원 사태의 진상은 너무나 명백한데 말이다. 

홍준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 쓰는 돈이 아까워 환자들을 길바닥으로 내쫓고 공공병원을 문닫으려 했다. 복지 공약들을 먹튀하며 ‘재벌 퍼주기’로 돌아선 박근혜는 이런 홍준표의 패악질을 사실상 도와줬다. 이것이 지난 세 달간 적나라하게 우리 눈 앞에 펼쳐 진 진주의료원 사태의 진상이다.    

이런데도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들고 나온 이유는 뻔하다.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라는 모호한 표현을 쓴 데서도 의도가 드러난다. 진실과 책임을 물타기하면서 시간을 끌고, 사람들의 관심과 분노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려는 것이다. 심지어 ‘적자’와 ‘부실경영’, ‘강성노조’를 문제삼으며 공공의료 공격의 빌미를 찾으려 할 것이다. 

국정조사가 홍준표를 물러서게 할 가능성도 없다. 이 자는 몇 일 만에 진주의료원 폐쇄는 “과거지사”라며 국정조사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병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은 물론 남아있는 환자들에게도 매일 50만 원씩 퇴거명령 이행강제금까지 청구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도 업무개시명령 등 법적으로 가능한 수단조차 쓸 생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한 민주당은 또다시 꾀죄죄한 본질과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이미 이 투쟁 초기부터 ‘폐업을 막으려면 재정 투자를 줄이고 노동자 구조조정을 수용해야 한다’며 발목을 잡는 구실을 해 왔다. 

따라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국정조사에 기대를 걸며 환영 성명을 발표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국정조사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투쟁을 건설해야 할 결정적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지금은 진주의료원 폐업에 맞서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며 투쟁을 확대할 때다. 그러려면 박근혜 정부가 당장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서 정상화시키라고 요구해야 한다. 

이 나라의 형편없는 공공의료 수준을 정상화하려면 국립병원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와 같은 필수 공공서비스는 국가가 책임지는 게 당연하며 박근혜조차 ‘공공의료 강화’를 공약한 바 있다. 따라서 진주의료원 국립화는 광범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안이다. 

물론 박근혜는 이런 요구를 순순히 수용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한 투쟁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가다. 그 점에서 보건의료노조 산하 지방의료원 지부장들이 삭발을 하며 “동맹파업”을 결의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 결의는 신속하게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지금이야말로 공공의료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산별 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홍준표와 박근혜 정부에 맞서려면 조직 노동자들이 힘을 끌어내야 한다. 누구도 이 파업을 감히 ‘강성노조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난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투쟁은 이 나라 공공의료 전체의 미래를 건 투쟁이다. 당장 강원도와 전라도에서도 지방의료원을 폐업하거나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우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더 커지지 못하도록, 투쟁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난 세 달 동안 외쳐 온 ‘돈보다 생명’이라는 구호를 더 높이 치켜들며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하기 위한 요구와 더 강력한 투쟁으로 나아가자.

2013년 6월 6일

맨 위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