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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박정식 동지를 추모하며―열사의 꿈과 희망은 우리가 꼭 이룰 것이다

2013년 7월 17일

또 한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난 박정식 현대차 아산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휴직을 하고 노동조합 활동에 뛰어들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가였다.

최근에도 고인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75일 동안 노숙 농성을 하면서 치열하게 투쟁했다. 고인을 잃은 가족들과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뭐라고 위로에 말을 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현대ㆍ기아차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만 해도 기아차 비정규직 윤주형 동지가 목숨을 끊었고, 현대차 직고용 촉탁직 노동자도 해고를 비관해 세상을 등졌다. 기아차 광주공장 김학종 동지는 분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박정식 동지의 웃음짓던 얼굴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이 끝없는 죽음을 낳은 것은 바로 현대ㆍ기아차 사측이고 살인범은 정몽구다. 정몽구는 대법원의 판결조차 무시하며 신규채용을 밀어붙여 왔다. 고소ㆍ고발과 해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절망케 했고, 노동자들의 파업에는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고인이 함께했던 양재동 노숙농성 때도 사측의 태도는 야만적이기만 했다. 시멘트 바닥에서 흙먼지와 비바람을 맞으며 농성하는 노동자들에게 정몽구는 경비, 용역을 동원한 폭력만을 선물했다. 물론 정몽구의 무법천지 횡포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준 것은 박근혜 정부다.

이런 수모와 박해를 당하며 박정식 동지는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하고 있는데, 그래도 참고, 참고, 참아야 되는지? 하루 수십 번도 더 드는 생각”이라고 쓴 바 있다.

정몽구와 박근혜

결국 정몽구가 박근혜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소중한 동지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등 떠민 것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정몽구는 비정규직지회 사무실 앞에 설치한 고인의 분향소마저 침탈해 버렸다.

어디 이뿐인가. 현대차에서 최근 7년간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로로 사망한 정규직 노동자도 223명에 이른다. 얼마 전에는 아산 공장에서 작업 설비가 떨어져 한 정규직 노동자가 참혹하게 죽었다. 이 같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무덤 위에서 정몽구는 상상조차 어려운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는 법 위에 앉아서 배를 두드리고 있다.

이런 죽음의 행진을 끝내는 것도, ‘법을 지키라’고 3백 일을 철탑에 올라가 있어도 귀도 쫑긋 않는 기막힌 상황을 끝장내는 것도, 산 자들의 몫이다. 고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같은 꿈과 희망을 쫓았던 분들에게 전 그 꿈과 희망마저 버리고 가는 비겁한 겁쟁이로 불려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로 인해 그 꿈과 희망을 찾는 끈을 놓치지 마시고 꼭 이루시길.”

고인이 끝내 이루지 못한 정규직 전환의 꿈을 이루는 것도, 고인이 결코 겁쟁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남은 자들의 의무다.

우리가 꿈과 희망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710일과 12일 울산 공장에서, 79일과 16일 전주 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라인을 점거하고 투쟁을 벌였다.

720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울산으로 희망버스가 찾아올 것이다. 이제 산 자들이, 고인의 염원을 실현하고 살인범들을 처단하기 위해 작업장에서, 거리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투쟁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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