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철회하라

2013년 9월 3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9월 2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보고 받았다. 늦어도 9월 4일에는 이석기 의원을 국정원에 넘기겠다는 뜻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의원 자격심사안 처리와 정당해산청구 얘기도 나온다. 

기소는커녕 이제 수사 단계에 있는 사건을 두고 감옥에 가두기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말대로 이것이 정권 반대파에 대한 끔찍한 “즉결 처분” 아니면 무엇인가. 

국정원이야말로 국민을 상대로 ‘대북심리전’을 벌여 온 민주주의 파괴 집단이다. 이런 국정원을 비판해 온 진보 의원은 무조건 ‘유죄’고, 범죄집단 국정원의 말은 믿을 수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결국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정권 비판 세력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으려는 반민주 폭거인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 비열한 범죄에 국회 ‘내부 조력자’ 구실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할 뿐 아니라 전복하고 내란을 음모한 그런 정당이라면 없애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광주항쟁 학살과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이 만든 민주정의당을 뿌리로 둔 새누리당부터 없애야 하는 것 아닌가.

이석기 의원을 두고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는데, 어떻게 의원의 자격이 있냐”고 말한다. 툭하면 탈세, 비리, 성추문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온 자들이 ‘국민의 자격’ 운운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기 당과 정부의 파렴치범들에게는 “죄 없는 자 돌로 쳐라”는 식의 한 없는 관용을 베풀어 왔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이야말로 국정원 정치 공작의 공범이다. 

즉결 처분

그런데 ‘국정원 개혁’으로 목청 높이던 민주당이 이 공안탄압에 협조를 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에 합의해 줬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본회의에서 “이석기 의원의 생각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떠나서 이 마녀사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있다면 민주당은 그 상대가 누구든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답했다. 박근혜와 국정원과 싸우며 해야 할 말을 엉뚱하게 진보당을 비난하는 데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상징색도 파란색으로 바꾼 김에 새누리당과 합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진보정당이라는 정의당이 체포동의안에 협조할 수 있다는 소식이 무엇보다 경악스럽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헌법 밖의 진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을 벗어나는 사상에 대해서 자유가 없다면, 그 자유는 누구에게 유용한 자유인가. 기득권 세력이 용인하는 사상에게만 자유가 있다면, 그게 무슨 민주주의인가. 

많은 사람들이 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정치ㆍ사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와 국정원의 눈밖에 났다고 마녀사냥 당하고 국회에서 쫓겨나야 하는가. 

보통선거로 선출되는 국회의원의 사상을 이유로 구속과 의원직 박탈을 하겠다는 것은 결국 선출자인 국민에게 사상의 자유를 금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탄압은 특정 개인이나 사상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ㆍ민중의 민주적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은 철회돼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즉각 중단하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세력은 이 광기어린 종북 마녀사냥에 맞서 싸워야 한다. 

 

2013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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