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화 시도 중단하라

2013년 9월 23일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오늘(9월 23일) 오전 정부는 전교조가 10월 23일까지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조항을 바꾸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해직 교사 9명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지 않으면 노조 설립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는 올해 2월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 왔다. 그러다 최근 공안 탄압 국면을 이용해 마침내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원조 공안 검사’ 김기춘을 비서실장으로 앉히고,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 사건을 터트리고, 검찰총장 채동욱을 밀어내더니 이제 전 국정원장 원세훈이 “내부의 적”이라 부르던 전교조와 민주노조 운동을 향해 칼날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합원 자격을 이유로 노조설립을 취소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기초적 권리인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만행이다. 이는 1987년 항쟁 이후 전진시켜 온 민주노조 운동의 수레바퀴를 조금씩 거꾸로 되돌리려는 시도인 것이다.

유례를 찾기 힘든 정부의 반민주적 행태는 국제적으로도 비난을 받고 있다. 올해 초 국제노동기구(ILO)는 “전교조 설립 등록 취소와 규약 개정 위협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국제교원단체총연맹(EI) 집행위원회도 ‘전교조에 대한 설립 취소 위협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전교조에 해고자를 내치라 하지만 이 해고자들은 일제고사 반대, 시국선언, 진보정당 후원 등 매우 정당한 활동을 하다가 해고됐다. 진정한 참교육을 위해 투쟁하다 해고된 노동자들이 조합원 자격을 박탈당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화 공격을 통해 전교조의 투쟁력을 약화시키려 한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 확대, 교육 부문의 긴축 정책, 경쟁 교육,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국가중심주의적 교육을 강화하고 싶을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의 핵심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교조를 공격해 전체 노동운동을 위축시키고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에 가속도를 내려는 술책이다.

따라서 이 땅의 민주주의와 노동자들의 권리, 그리고 아이들이 다닐 만한 학교 만들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정부의 전교조 탄압에 맞서 힘을 모아야 한다.

전교조 지도부도 정부의 규약시정명령과 해직 교사들의 조합원 자격 박탈 압박을 분명히 거부하고 법외노조화 시도에 항의하는 운동을 광범하게 건설해야 할 것이다.

이미 1천 8백 명에 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정부의 규약시정 명령을 거부하는 현장조합원 선언에 동참했다.

최근 전국공무원노조의 경험은 정부의 공격에 단호하게 맞서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전국공무원노조 지도부는 박근혜 정부의 약속을 믿고 해고자 조합원 자격 규약을 개정했지만 정부는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치며 노조 설립 신고서를 반려했다.

노동기본권조차 침해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전교조가 단단한 구심을 형성하며 투쟁한다면 광범한 연대를 건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비민주ㆍ반노동 횡포에 맞서야 한다.

 

2013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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