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사상과 정치의 자유 부정한 재판부를 규탄한다
이석기 의원과 마녀사냥 희생자들은 무죄다

2014년 2월 17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게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을 이유로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을 모두 인정했다.

혁명동지가, 적기가 등을 부른 것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5월에 곤지암과 합정동의 모임이 ‘RO’ 모임이고 이석기 의원이 RO의 총책이며 내란음모를 선동했다고 판결했다. 학습모임은 RO의 세포조직이라고도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사실상 정치적 사상을 토론하고 표현하고 서로 견해를 교환할 자유마저 부정하는 것이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요건인데도 말이다.

이미 검찰은 구형하며 “[내란음모는] 예비ㆍ음모단계에서부터 엄중히 처벌한다”며 이 재판이 통치 권력에 도전할지도 모를 세력에 대한 선제 공격임을 드러낸 바 있다. 실행을 하든 안 하든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자들은 박해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북의 지령이 없더라도 독자적 정세판단 후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검찰의 주장이 지배자들의 본심이기도 하다.

증거 부실도 이런 공격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무려 4백50곳이나 손질한 왜곡ㆍ과장 투성이 녹취록과 국정원에 매수된 ‘제보자’의 진술을 증거로 인정했다.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폭로로 국정원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불의도 마다 않는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것이 드러난 상황임에도 말이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수사 은폐를 지시한 전 경찰청장 김용판에게는 증거가 넘쳐나는데도 무죄를 선고하더니만 이석기 의원 등 마녀사냥의 희생자들에게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증거만 갖고도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오늘 판결로 통치자들이 자유, 민주주의와도 어떤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박근혜의 법과 질서가 얼마나 위선적인가가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민주적 권리를 방어하려는 세력들은 저들의 반민주적 공세에 맞서 마녀사냥 희생자들을 방어해야 한다.

이제 박근혜 정부는 이 재판 결과를 가지고 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에 압력을 가하려 할 것이다. 이미 지난 1차 변론 때 법무부장관 황교안이 직접 변론에 나서서 ‘민중 주권론’을 공격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황교안은 “국가의 기본 틀이 자꾸 공격ㆍ폄훼당하고 흔들리는데 이런저런 다른 눈치를 보면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강경 드라이브를 쉽게 꺾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특히나 지금 박근혜 정부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철도 노조의 바통을 이어받으려는 것을 어떻게든 막고 싶을 것이다. <한겨레>가 올해 춘투가 격화할 것이라고 예측할 만큼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조직 노동자 투쟁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동시에 국가 재정 위기 가능성에 대한 대응으로 공공기관 구조조정(‘정상화’)도 밀어붙여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마녀사냥으로 좌파에 대한 책임 전가와 우파 결집을 노리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자 투쟁에 견제구를 날리고 진보진영의 분열도 유도하려 한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에 맞서는 노동자ㆍ피억압 계급 운동은 저들의 공세에 흔들리거나 위축되지 말고 단호히 이석기 의원 등을 방어해야 한다. 저들의 노림수가 먹혀들지 않을 때, 마녀사냥 공세도 위세를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2월 17일

노동자연대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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