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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투쟁을 지속·확대해 역사적 파업을 승리로 마무리하자

2009년 8월 27일

*아래 글은 리플릿 내용 전문입니다

"끝까지 연대 투쟁과 파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반드시 이겨서 당당하게 걸어 나갈 것입니다"

[아래 글은 70일 넘게 점거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한 쌍용차 조합원이 말한 것을 글로 정리한 것이다. 가슴을 뒤흔드는 이 글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그동안 공장 안은 전쟁터였습니다. 8일째 공중에서 최루액이 쏟아졌습니다. 경찰은 산불에 소화가루를 퍼붓듯이 최루액을 뿌렸습니다. 독한 성분의 최루액 때문에 눈도 못 뜰 정도였습니다.

최루액을 발뒤꿈치에 맞았을 때는, 살 위로 기포가 생겨서 막 올라왔습니다. 지상에서는 용역깡패와 구사대, 경찰 들이 합동작전을 벌였습니다. 경찰이 방패로 지켜주고, 용역깡패들은 그 뒤에서 새총을 쏩니다. 업체에 의뢰해 만들었다는 이 새총은 그야말로 살상무기입니다. 그것에 맞아 팔이 부러진 조합원이 있습니다.

방패에 맞아 무릎 인대가 늘어나고, 곤봉에 맞아 어깨가 탈골된 사람도 있습니다. 전경들에 둘러싸여 짓밟힌 조합원은 온 몸에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내 친구는 용역깡패 진입 소식에 달려나가다 넘어져 왼쪽 손목 동맥이 끊어졌습니다. 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시너를 온 몸에 뿌리고 정문 앞에 서서 불을 질러볼까도 생각했습니다. 진저리치다 못해 욕지기가 났습니다.

저들은 밤에도 옥상에서 라이트를 비치고 새벽까지 선무방송을 했습니다. 잠을 잘 수가 없게,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민주노총·금속노조에 이용당하는 우리들이 불쌍하다’나요. ’바보처럼 속지 말고 투항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말을 듣고 투항할 것 같았으면 우리는 지금까지 싸우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바보가 아닙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물이 아주 부족하다는 겁니다. 일주일 넘게 샤워도 못했습니다. 땀과 최루액이 범벅이 된 채 씻지 못하니까 밤마다 모기들이 엉겨붙어 전쟁을 치룹니다. 물을 내리지 못해 화장실에선 악취가 진동합니다.

양치질한 물을 모았다가 변기 물을 내리곤 합니다. 삼시 세끼 주먹밥에 고추장을 발라 먹는데, 너무 맹숭맹숭 하지만 그나마도 아끼고 또 아낍니다. 밥그릇을 씻을 물이 없으니까 입에 물을 넣고 헹군 다음 밥그릇에 뱉어서 흔들고는 휴지로 닦습니다. 그게 설거지입니다.

우리의 정신은 녹일 수 없다

모두들 비만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모두 옥상에 가서 발가벗고 샤워하기로 했습니다. 언제 침탈할지 모르는 긴장 속에 있으니까,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전투를 치르다가 틈틈이 한두 시간씩 잡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싸웠습니다. 다치고 찢어지고 멍이 들었지만, 겁먹지 않습니다. 아마 경찰과 사측도 징그럽다고 생각할 겁니다. 아무리 스티로폼이 녹아내린다고 해도, 설사 내 살이 녹아내린다 해도, 우리의 정신 녹일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함께 싸운 동료들을 보면 자심감을 솟구칩니다. 우리는 한 몸처럼 싸워 왔습니다. 쟤네들은 싸우다가 동료고 뭐고 없이 뿔뿔이 도망가기 일쑤입니다. 우리는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살수차 앞에서도 서로 부등켜 안고 함께 싸웁니다. 동료가 잡혀 있으면 구출하려고 타격을 나갑니다. 이런 걸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고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 있는 내 자신이 뿌듯해집니다. 점점 더 반드시 이기겠다는 오기가 생깁니다.

저들은 우리를 지게 만들려고, 비굴하게 만들려고 기를 씁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이겨서 당당하게 정문으로 걸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테러집단도 아니고, 불법 폭력배들도 아닙니다.

내 청춘을 다 바쳐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쫓겨났습니다. 구만리 같은 내 자식 새끼들 공부도 시켜야 하는데, 어디 가서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누구 말처럼, 우리는 생체실험을 당하고 있습니다. 쌍용차에서 해고를 시작해서,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미디어법이 통과될 때 보니까, 정말 가관입디다. 정부는 가진 자들, 부자들만 살리려고 안달이 났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움츠려 들면 안 됩니다. 전국에 있는 노동자들이 겁내지 말고, 움츠려 들지 말고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얘기합니다. 우리가 큰 빚을 졌다고, 우리고 끝나면 투쟁하는 곳에 달려가 연대하겠노라고.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와주면 그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사측은 선무방송에서 ’민주노총이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는 것을 보라’고 말합니다. KT가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성폭력 문제에도 휘말린 것을 보라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화가 납니다. 민주노총이 저들에게 약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금속노조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저들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연대 투쟁과 파업을 반드시 확대해야 합니다. 우리 파업이 꼭 승리해서 승리의 불씨를 만들어야 합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강력한 힘이 결집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뭉치면 얼마나 무서운지, 강한지 저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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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투쟁을 지속·확대해 역사적 파업을 승리로 마무리하자

7월 30일부터 쌍용차에서는 ‘끝장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이 교섭 자리는 ‘노조가 점거 파업을 풀지 않는 한 교섭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던 사측이 27일 저녁에 먼저 노조 측에 만나자고 연락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교섭을 막아 온 “보이지 않는 힘”은 청와대였다. 노동유연성이 “국정 최대 과제”라는 이명박은 쌍용차 정리해고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쌍용차 노동자들의 불굴의 투쟁이 저들을 결국 교섭 자리로 나오게 한 것이다. 저들이 엄포와 달리 아직도 도장공장을 진압하지 못한 것도 노동자들의 사기와 전투력을 꺾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업 이탈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폐렴 치료 등 때문에 나왔던 노동자들이 ‘생지옥’으로 다시 진입을 시도할 정도다.

앞으로도 계속될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 성공적으로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치며 국민적 지지를 확대시켜 왔다는 점에서 쌍용차의 투사들은 이미 정치적으로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6월 중순 여론 조사에서 63퍼센트가 쌍용차 정리해고에 반대했고 79퍼센트가 경찰력 투입에 반대했다.

쌍용차 투사들의 초인적인 투쟁은 연대도 확대시켰다. 진보정당과 종교계 등 각계각층의 지지와 연대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영국, 홍콩 등에서도 국제 연대 메시지와 행동이 이어졌다. 여론의 압력에 국가인권위도 긴급 구제 신청을 했고, 2004년에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매각한 장본인인 민주당조차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런 압력 때문에 마지못해 협상에 나온 정부와 사측이 지금 제시하고 있는 교섭안은 여전히 70일간 싸워 온 노동자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저들은 ‘이 내용을 받아들이고 이번에 타결하지 않으면 파산밖에 없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연관업체와 금융기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상황에서 관련업체까지 20만여 명의 고용에 영향을 미칠 파산은 여전히 협박용이다. 자신들의 돈도 같이 물려있고 청산보다 회생 가치가 3천억 원이나 더 많다는 상황에서 채권단과 협력업체들이 스스로 파산을 신청해 손해볼 일을 할 리는 거의 없다. 

중재자인가 투쟁의 지도부인가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압력에 밀려 협상 자리에 나온 저들이 실질적인 양보를 하도록 더 큰 압력을 넣는 것이다. 저들은 지금 돈이 없어서 양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9백76명 전원이 무급휴직하더라도 연간 추가비용은 72억원 정도”라며 “비용문제는 마이너한[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했다. 쌍용차에서 물러서면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얻고 고통전가에 맞서 싸울까 봐 두려워 양보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손 놓고 협상만 쳐다볼 때가 아니다. 저들은 협상 중에도 물과 식량 반입을 봉쇄하고 있고 심지어 “쌍용산성”이라는 컨테이너와 철조망으로 정문 앞을 막아 버렸다. 그리고 ‘노조의 폭력 행위 사진 전시’를 하며 여론전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가 협상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가? 더 많은 전리품을 얻기 위해서 막바지에 모든 화력을 다 쏟아붓는 것은 모든 전쟁에서 전략·전술의 기본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는 연대 투쟁 건설과 지도보다는 중재자 구실에 더 치중해서는 안 된다. 쌍용차 한상균 지부장도 “공장을 사수하고 있는 사람들 눈에는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이 중재자 역할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아쉬워한 바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는 중재자 구실보다는 투쟁의 지도부 구실을 분명히 하며 실질적인 연대 투쟁과 파업 건설에 힘써야 한다. 활동가들은 현장과 작업장에서 그런 연대 투쟁과 파업을 호소하고 건설하는 매진해야 한다. 쌍용차에서 대량해고가 성공하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모든 노동자들은 자기 일처럼 연대에 나서야 한다.

연대 투쟁의 압박과 손해를 더 버틸 수 없는 정부와 기업주들이 쌍용차 사측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하게 만들어야 한다. 수만 명이 참가해 경찰력을 뚫고 실제로 물과 식량, 의약품을 전달하는 전국노동자대회 등을 개최해 파업 노동자들의 힘과 사기를 높여야 한다. 그럴 때 쌍용차지부 지도부도 협상장에서 뭔가 양보해야 한다는 압력을 덜 받게 될 것이다.

쌍용차지부 지도부는 지금까지 잘해 왔듯이 파업 노동자들의 이익을 올곧게 대변하며 원칙있는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저들의 거부로 공개 협상이 되고 있진 않지만 70일 넘게 싸워 온 파업 노동자들에게 협상 내용과 과정을 투명하게 보고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며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파업 노동자 중에 일부라고 해고해야 한다는 저들의 강요를 끝까지 거부해야 한다. 어떻게든 지도부가 정리해고를 받아들이게 해서 노동자들의 단결과 사기를 꺽고 노조를 파괴하려는 술수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 준 쌍용차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파업은 이미 노동운동의 역사에 남을 일이 됐다. 그 역사가 승리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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