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피해자를 집단폭행 “유발”자로 만든 게 사과인가?
민주노총은 이경훈 지부장을 징계하라

2015년 5월 14일

이경훈 현대차지부 지부장이 파렴치하게도 집단폭행의 피해자에게 사태 “유발”의 책임을 떠넘기는 입장을 “사과문”이랍시고 발표했다.

그는 오늘(5월 14일) 노조 신문에서 “현자지부에 대한 비하·비난 발언으로 예기치 못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며, “일련의 항의 및 폭력사태에 대해 가맹 및 산하단체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폭력 사태 유발은 확인하여 책임을 다할 것이며 재발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완전한 적반하장이요 가증스런 책임 전가다.

이경훈 지부장은 7천여 명이 버젓이 보는 집회 연단에서 집단 구타를 당해 입원까지 하고 충격과 스트레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실천단장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연대단체에 대한 폭행 사건으로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 지역실천단 소속 단체들에게도 사과하지 않았다.

더구나 누가 폭력 사태를 만들었는지는 모호하게 흐려 버리고, 도리어 “폭력 사태 유발” 운운하며 실천단장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경훈 지부장은 민주노총 울산 투본이 요구한 ‘민주노총·금속노조의 파업 지침 이행에 대한 결의’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 투쟁전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4·24 파업을 “억지 파업”으로 매도한 것을 반성하지 않는 한 이는 형식적 말치레일 뿐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파업 사보타주에 반발한 현장조합원들과 이를 대변해 발언한 지역실천단장의 비판을 새겨듣기는커녕, “현대차지부 비하·비난”이라고 매도했다. 지역실천단장이 비판한 것은 현대차지부나 조합원들이 아니라 이경훈 지부장인데 말이다.

따라서 울산지역 9개 단체가 긴급 성명에서 잘 지적했듯이, 이는 결코 사과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울산본부 임원진이 이경훈의 문제 있는 입장을 “사과”로 인정해 준 것은 매우 유감이다. 울산본부 강성신 집행부는 노동조합 좌파 집행부로서 원칙 있는 태도를 취하기는커녕 이경훈 지부장을 살려 주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노동조합 우파 지도자들의 파업 파괴, 민주주의 파괴 등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면, 이후 투쟁도 제대로 건설하기 어려운 법이다.

이경훈 지부장은 2010년에도 연대단체 활동가를 감금 폭행했고, 지난해에는 2·25 파업을 맹비난하고 8·18 신규채용 합의 체결로 비정규직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구실을 했다.

이럴 때마다 민주노총·금속노조 등이 우파 지도자들의 만행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보아 넘기니까 올해 또다시 파업 일각을 파괴하고 벌건 대낮에 집단 폭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경훈 지부장은 강성신 집행부의 “사과” 인정이 있은 지 바로 몇 시간 만에 공개석상에서 “괜히 사과했다”고 뻔뻔하게 말했다. 책임 떠넘기기 식 입장을 사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 울산지역 9개 단체 성명 등을 거론하며 “[머리] 숙여 주면 계속 논란이 된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는 고소·고발을 하거나 자신을 징계하라고 되레 큰소리를 쳤다. 진정으로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고 폭행자 징계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심지어 그는 이경훈 집행부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낸 장그래운동본부와 울산지역 9개 단체를 비하하고 모독하기까지 했다. “장그래운동본부가 뭡니까? 몇 명이서 모집해 가지고 실천단 만들어서 사람을 죽여 놓고 있습니다. 솔직히 그 단체들 몇 명씩입니까?”

따라서 민주노조 운동은 이경훈 지부장의 형식적 말치레를 사과로 받아들이고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민주노총·금속노조 집행부는 당장 이경훈 지부장과 폭행 가담자를 징계해야 한다.

투쟁의 대의를 짓밟고 비판을 물리력으로 억압하는 이경훈 지부장을 단호히 처벌해야, 투쟁하고자 하는 현장조합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2015년 5월 14일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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