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화물연대 파업은 당겨지고 현대차 파업은 재개돼야 한다

2016년 10월 5일

박근혜 정부의 위기가 나날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요한 노동자 투쟁들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정상화 이후에도 온갖 쟁점들이 여야 대치로 이어지는 상황을 봐도 정부의 위기가 쉽사리 가라앉지는 못할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경제 위기 심화에 직면해 지배계급의 위기의식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08년 금융 공황과 함께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와 침체는 한국 기업들도 어려운 처지로 내몰고 있다. 최근 도이체방크의 파산 위험으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취약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정부와 여당이 긴급조정권 발동 운운하며 현대차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차 파업이 국가 경제를 위협할 만큼 너무 커져 버렸다.” 현대차 파업과 갤럭시7 리콜 등으로 9월 수출이 줄어들고, 화물연대까지 파업에 가세하겠다고 나서면서 지배계급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노동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기는커녕 기성체제에 도전할 잠재력이 있는 유일한 사회세력임을 보여 준다.

물류

필수유지업무를 건드리지 않은 큰 약점에도 불구하고 철도 파업이 일주일을 넘겨 화물(특히 시멘트) 수송에 차질을 주는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파업 돌입(10월 10일)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자 정부와 보수 언론은 한 목소리로 ‘물류 대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그들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여파로 벌어진 ‘물류 대란’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부산항을 비롯한 주요 항만을 봉쇄하고 파업을 벌인다면 수출용 화물 컨테이너 수송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화물연대는 컨테이너 수송 물량의 30~40퍼센트를 차지한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정부의 ‘화물운송시장발전방안’이 자신들을 더 열악하고 위험한 조건으로 내몰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이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노동자들이 효과를 거두려면 철도 파업이 지속되는 지금, 즉각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파업 돌입 시기를 당기면, 정부와 사용자들이 철도 파업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래야 그들이 상이한 노동자 부문에 대한 각개격파에 나서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여전히 강경한데도 공공운수노조 지도부가 파업을 확대하고 강도를 높이기는커녕 파업 3주차부터 건강보험노조와 국민연금노조가 “부분파업, 순환 파업” 전술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우려스럽다. 이는 정부에게 철도 파업을 고립시켜 공격하기 좋다는 신호로 읽힐 것이다.

현대차 노동자들

현대차 투쟁은 정부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던 전투였다. 현대차지부 쟁의대책위원회는 지난주 하루 전면 파업과 주·야 6시간 파업 등으로 수위를 높였다가, 사측에게 어느 것 하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한 채 아쉽게도 10월 11일까지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에 집중하기로 했다. 똥줄 타는 정부와 사측의 처지를 이용해 투쟁을 전진시키기는커녕, 이들이 시간을 벌도록 해 준 것이다. 핵심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노동조합 지도부의 소심함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의 힘을 제약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관철하기도, 정부의 노동개악에 효과적으로 제동을 걸기도 어렵게 만드는 자멸의 위험이 있는 결정이다. 박유기 지부장은 연휴 직전인 9월 30일 파업결의대회에서 “긴급조정권에 굴하지 않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었다. 그래 놓고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런 결정을 내려 조합원들에게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노동자들 사이에선 ‘왜 지금 파업을 쉬는 거냐’, ‘약속이나 하지 말지. 박수는 다 받아 놓고 뭐 하는 거냐’ 하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박유기 지부장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2016년 10월 5일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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