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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가둔 박근혜를 문재인이 풀어 주다
박근혜 사면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가 결국 박근혜 특별사면·복권 결정을 발표했다.

박근혜 탄핵·구속은 5년 전 연인원 1700만 대중이 장장 200일 동안 눈비를 마다하지 않고 거리로 나와 이뤄낸 정의 실현이었다. 그것을 문재인 정부가 임기 종료 직전에 허물어 버렸다!

박근혜 사면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저질러 온 기만·배신과 반동의 정점이자 상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노동자연대가 5년 전부터 경고해 온 대로 문재인은 결국 촛불 염원을 배신하고 우파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5년 전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은 박근혜를 임기 중에 끌어내려 구속시켰다. 문재인은 그 촛불 운동을 계승하는 “촛불 혁명 정부”를 참칭해 왔다. 대중에게 개혁을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사탕발림으로 시간을 끌면서, 실제로는 부패를 덮고 시나브로 개혁 약속들을 갖다 버리며 ‘촛불’의 뒤통수를 쳐 왔다.

결국 그 위선과 기만이 점차 드러나 환멸이 자라났고 그 반사이익을 얻어 우파 세력이 되살아났다. 그러면 그럴수록 문재인 정부는 기세등등해진 우파의 눈치를 더욱 보면서, 지배계급의 환심을 붙잡으려고 더 노골적으로 타협했다.

그리고 끝내 그 타협은 박근혜를 사면·복권하는 지경까지 왔다. 올해 8월 코로나19 위기를 명분 삼아 삼성 이재용 가석방을 결정했을 때도 같았다. 문재인은 우파에게 ‘화합’의 손을 내밀고, 우파는 그것을 이용해 변화 염원 대중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써먹는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사면 결정을 발표하기 하루 전에 이석기 전 의원의 가석방 결정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민 대화합의 관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야만적인 사상 탄압의 피해자와 그 야비한 탄압의 주범을 같이 풀어 주는 것이 어떻게 정당한 ‘교환’일 수 있겠는가?

온갖 악법·악행으로 노동자·서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지독한 부패로 전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박근혜는 구속이 곧 정의 실현이었다. 박근혜는 이번 사면으로 형량(22년)의 반의 반도 안 채우고 석방된다. 그조차 구치소에서는 편안히 지내도록 특별히 개조된 방에서 지냈고, 상당 기간 아예 감옥을 나와서 바깥 대형병원 특실에서 보냈다.

반대로 이석기 전 의원은 그런 박근혜 정부의 부패와 악행에 반대하던 좌파 정치인이었다. 그저 1시간 30분 동안 자체 모임에서 말로 토론한 ‘죄’로 무려 8년 3개월을 감옥에 갇혀 있었다. 만기를 1년 5개월 앞두고 풀려나는 것이다. 정부는 그조차 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걸었다. 만시지탄도 이런 만시지탄이 없는데, 끝까지 우파 눈치를 살핀 것이다. 국민 화합이 아니라 지배계급끼리의 화합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석기 전 의원 가석방을 박근혜 사면이라는 대형 배신을 물타기 하고 노동·사회운동 진영의 불만을 달래는 면피용으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이석기 전 의원은 출소 직후 이렇게 말했다. “말 몇 마디로 (저를) 감옥에 넣은 사람[박근혜]은 사면되고, 그 피해자는 이제 가석방이란 형식으로 나왔다. … 통탄스럽다.”

박근혜 사면 발표가 나자 (박근혜 구속한 특검팀의 일원이었던) 국민의힘 윤석열은 환영 입장을, (5년 전에는 퇴진 촛불 운동에 동참했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은 최근 좌우 줄타기를 하며 부쩍 우파 눈치를 봐 왔는데, 이번 발언은 특히 배신적이다.

문재인의 5년 배신을 상징하는 이번 사면은 복합 위기 속에서 우파가 강화되고 있음을, 개혁을 바란다면 부르주아 정치인들의 선의에 기대서는 안 됨을 보여 준다. 개혁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대중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하려면 운동이 급진적이고 개방적으로 건설돼야 한다.

2021년 12월 24일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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