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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 5년 규탄 국제공동반전행동(3월 16일)

이라크 점령이 시작된지 5년이 지났다. 점령이 지속되면서 120만 명 이상(영국 <옵저버>지)의 이라크인들이 학살당하는 등 엄청난 야만이 자행됐지만, 운동이 계속되면서 전쟁광들은 타격을 입었다. 반전운동은 지난 5년 동안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전쟁에 참여한 정부를 무너뜨렸으며, 전쟁을 시작한 부시와 공화당도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점령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한 반전행동이 3월 16일을 전후해 전 세계에서 벌어졌다.

특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으로 1백 명 이상이 사망한 상황을 반영한 듯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팻말과 시위도구가 많이 등장했다. 연대의 의미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역 주변에 있던 아랍인들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로 서울역에서 국제공동반전행동이 열렸다. 이번 집회에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보건의료단체연합, 평화재향군인회,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경계를 넘어, 고려대 반전네트워크, 한총련, 학생행진 등의 단체에서 약 1천 명이 참가했다.

집회 시작 전부터 파병반대국민행동과 다함께의 가판이 시작됐고, 서울역 입구에는 점령 5년의 야만을 폭로하는 게시물이 전시되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게시물 주변을 둘러싸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페이스 페인팅 부스를 차려 사람들 얼굴에 반전 메시지와 그림을 함께 그려주었다. 그 주변에는 외국인들도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보였다. 성공회대 사진학회 사람들은 벌써부터 진을 치고 앉아 손수 만들어온 귀여운 글씨체의 팻말을 들고 있었고, 서울역 주변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이 오늘 시위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이명박 탈과 부시 탈을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보였다. 얼마 후에는 투쟁하고 있는 이랜드 노동자들과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들, 이주노동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반전운동의 활력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2시부터 “킹스턴 루디스카”의 경쾌한 공연이 있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국내에서 유일한 정통 브라스 스카밴드이며, 그동안 이주노동자 행사, 평택 미군기지 반대를 위한 거리 공연 등에도 참가해왔다. “킹스턴 루디스카”의 경쾌한 공연은 집회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 킹스턴 루디스카의 경쾌한 공연

첫 발언에 나선 ‘전쟁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에서 나온 고등학생은 이라크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감동을 자아냈다. 그는 자신이 중학교 때 전쟁이 시작됐는데, 대량살상무기라는 말이 무서워 이라크를 싫어했지만, 그것은 부시의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자고 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대표는 “반전운동의 문화를 전파하자”고 했다.

사회를 본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 김광일 동지는 할아버지와 손녀뻘 되는 두 사람의 이어진 발언을 반전운동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지난 5년간의 점령으로 이라크가 “참혹한 땅이 되었다”며 반전운동 참가를 호소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은 “내가 이라크에 갔을 때, 이라크 어린이의 87퍼센트가 어른이 될 때까지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근 조사에서는 92퍼센트의 어린이가 지금 당장 총에맞아 죽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라크 어린이들 학살에 동참하는 이명박이 우리나라 어린이를 걱정하는 것은 심각한 위선”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의 발언도 있었다. “지난 5년간 우리 정부는 파병 비용으로 7,238억 원을 지출했다. 이 금액이면 10만 명 이상의 사립대 학생들이 1년간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이른바 ‘88만원 세대’ 82만 명에게 한달치 월급을 지급할 수 있으며 7만 명에게는 1년 동안 월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폭로했다.

‘경계를 넘어’의 미니 씨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60년이 되었다고 소개한 뒤 그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졌던 점령과 억압, 학살을 비판했다. “5천 명, 5만 명, 5십만 명 죽었다는 것이 숫자로만 보일지 모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죽음의 기억과 고통이 고스란이 남아있다.”라고 말하며 팔레스타인 학살에 맞서 포기하지 말고 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 김광일 동지는 “5년 전 이라크 침략이 시작된 날 집회 사회를 봤고, 오늘 또 사회를 보게 되어 김회가 새롭다. 이명박이 나를 수배하고 운동을 억누르려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진정으로 잡혀가야 할 자들은 이명박과 그 내각이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곧이어 청계광장까지 행진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준비해온 각종 악기, 소품을 이용해 다채롭고 활력 넘치는 행진을 벌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물통, 세수대야 등을 이용해 단체로 리듬을 연주하며, 대형 부시 인형을 앞 세우고 행진했다. 대열 곳곳에서는 반전메시지로 얼굴 가득 페이스 페인팅을 한 참가자들이 거리 시민들에게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지나가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 중에는 함께 팻말을 들고 행진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정리집회 때 발언한 평화재향군인회 김환영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자이툰은 기름밭 위에 떠 있다고 말했다. 총칼로 기름을 빼앗아 오자는 것인가? … 우리는 반드시 침략을 자행하는 저들을 우리 앞에 무릎 꿇여야 한다.” 또한 “자이툰이 철군한다고 끝이 아니다. 부당한 전쟁이 지속되는 한, 이 구조가 지속되는 한 전쟁에 맞서는 운동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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