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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정운찬 총리 예방에 즈음한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부 장관이 오늘(21일), 대통령을 대신한 정운찬 국무총리를 예방한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의 아프간 지원문제,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등의 안보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와 자주적 통일을 위해 힘써온 우리는 이번 면담이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보장함으로써 우리의 주권과 평화를 침해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미국의 침략전쟁을 돕는 아프간에 대한 금융지원을 하지마라!

게이츠 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제프 모렐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과 한국을 향하는 길에 “한국과 일본 같은 부국은 아프간을 발전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군사지원이 어렵고 정치적으로 감당이 되지 않는 국가들은 적어도 금전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바마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게 아프간 금융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5월 지방재건팀(PRT) 규모를 25명에서 85명으로 늘리고, 지원액 규모도 2011년까지 3천만 달러에서 7410만 달러로 늘리기로 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오바마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 지속적으로 아프간에 대한 한국군 파병을 요구해왔다.
오바마 정부의 이 같은 파상적인 요구는 아프간 침략전쟁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자국의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을 동원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아프간 전쟁을 지속한다면 결코 수렁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전쟁은 근본적으로 아프간 민중의 요구와 이익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바마 정부는 아프간 전쟁이 잘못된 것임을 과감히 인정하고 전면적인 철군을 단행해야 한다. 아프간의 운명은 아프간 민중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만이 더 이상의 인명과 재산의 희생과 손실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위신의 추락도 피하는 길이다.
그 연장선에서 우리는 오바마 정부가 우리나라에 금융지원이든 군병력 파병이든 더 이상 손을 벌리지 말 것을 요구한다. 금융지원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미국이 주도하는 아프간 전쟁을 돕는 일이라면 추악한 침략전쟁에 우리 민중을 계속 끌어들이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병력을 파병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도 침략적 한미동맹의 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 아프간에 대한 금융지원 요구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확장억지’ 후속조치 및 작전계획 5029 등 북한 급변사태 대비책 논의를 중단하라!

이번 SCM에서는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한미동맹 공동비전’에 명시된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extended deterrence)’에 대한 후속조치가 논의될 것이라고 한다. 확장억지는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3대 타격수단으로 응징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한국전쟁 때 북한지역에 대한 핵공격을 검토했고, 1957년경에는 전술 핵무기를 남한에 들여왔으며, 핵무기를 철수한 1991년 이후에는 남한에 대한 핵우산을 보장해왔다. 특히, 부시정권은 2002년 핵태세보고서(NPR)에서 핵무기에 의한 선제공격전략을 채택하고 그 최우선 대상에 북한을 포함시켰다.
이처럼 한국전쟁 이래 지속된 미국의 핵공격 위협, 특히 부시정권의 핵 선제공격 대상으로 지목된 북은 자구책으로 체제의 생존을 걸고 핵무장을 성공시켰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 과정을 무시한 채 한미양국은 북의 핵에 대응한다는 핑계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처음으로 확장억지를 명문화한 데 이어 이번 SCM에서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미양국은 이른바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전방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전략사령부 주도로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한 전쟁계획인 CONPLAN 8099를 작성하는 동시에 한미연합사 차원의 군사적 대응계획인 작계 5029의 수립을 강요해왔다. 작계 5029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북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관련 시설과 인원을 미국 주도로 장악하는 것이다. 또한, 한미양국은 북한이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비롯해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이용해서라도 이를 제거하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운용 중이다. 또, 한미연합전쟁연습에 대량살상무기 차단 훈련을 포함시켜 미군 주도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태스크 포스(TF) 편성훈련이나 한미 공군의 특수작전요원 침투훈련을 수시로 벌이고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의 급변사태 시 작전계획 5029를 즉각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자면 그 근본 원인이 되어 온 미국의 대북 핵위협을 해소해야 한다. 그런데 한미양국은 정반대로 북핵 문제를 군사적 강압을 통해 해결하려는 기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불러옴으로써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다. 이는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한미양국이 진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핵우산과 작전계획 5029 등 대북 공격적인 군사적 조치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2009. 10. 21.

다함께, 사월혁명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진보연대[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전국농민회총연맹/21세기한국대학생연합/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전국여성연대/통일광장/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주노동자전국회의/전국빈민연합/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민주화운동가족협의회/민가협양심수후원회/민족문제연구소/농민약국/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한국노동사회연구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사)민족화합운동연합/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사)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노동인권회관/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불교평화연대/평화재향군인회/한국가톨릭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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