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의 기본입장

우리는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이어 가고자 한다. 이 전통은 처음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시작했고, 레닌·룩셈부르크·트로츠키가 물려받아 전해 준 전통이다.

이 전통에 따르면, 전쟁·빈곤·기아·착취·차별·환경파괴 등은 자본주의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다. 난민·기후변화·미세먼지 등도 마찬가지다. 대안은 사회주의 사회이다. 사회주의는 노동자들이 생산수단을 지배하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놓고 민주적으로 계획하는 시스템(이하 체제)이자 이를 구축하기 위한 운동과 사상이다.

소련의 경험은 노동자 혁명이 한 나라에 고립돼서는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소련 고립의 결과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였다. 그 뒤 동유럽과 북한, 중국에서 스탈린주의 정당들이 소련과 비슷한 체제를 건설했다. 우리는 북한과 중국의 노동자들이 국가자본주의와 시장에 맞서 싸우는 투쟁을 지지한다.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

노동계급은 사회의 부(富)를 창출하는데도 그 생산 수단과 방법을 통제하지 못한다. 사회주의는 노동자 권력이고 노동계급의 자력 해방이다. 오직 노동계급 자신의 대규모 투쟁으로써만 차별과 착취로 점철된 체제를 끝낼 수 있다.

노동계급은 사회의 다수이고 사회주의 운동의 주축이다. 노동자들이 생산에서 하는 핵심적 구실 덕분에 그들은 다른 사회세력과 달리, 생산을 멈춰 자본주의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들 존재 조건의 집단성 덕분에 노동자들은 생산 수단과 생산 방식을 집단적으로 조직해 새 사회의 토대를 놓을 수 있다.

개혁만으로 충분치 못하고 혁명이 필요하다

우리는 노동자와 차별받는 여타 집단들의 개혁 투쟁을 지지한다. 조건을 지킬 수 있고, 자신감과 투쟁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개혁은 차별과 착취, 환경 재앙을 끝내지 못한다. 자본주의는 환경을 체계적으로 파괴한다. 차별과 착취, 환경 재앙이 사라지려면 새 사회가 건설돼야 한다.

그러나 의회를 통해 새 사회로 가는 길은 없다. 지금의 의회·군대·경찰·사법기구를 노동계급이 인수해서 사용할 수 없다. 그런 기구들은 자본주의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져 발전했고, 노동계급과 차별받는 여타 집단들에 맞서 지배계급의 이익을 보호하도록 설계돼 있다. 지금의 체제는 수리하거나 개혁할 수 없고, 해체되고 없어져야 한다.

노동계급에게는 전혀 다른 종류의 국가가 필요하다. 노동자들이 선출한 대표자들로 이뤄진 노동자 평의회를 기반으로 한 노동자 국가가 그것이다.

의회 활동은 기껏해야 현 체제를 반대하는 선전에 쓸모 있을 뿐이다. 물론 우리는 공직선거에서 자본가 정당의 후보가 아니라 진보·좌파 후보를 지지한다. 또한 자본가 정당들의 공식 정치 지배로부터 독립을 촉진하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

그러나 지금의 체제를 없앨 수 있는 것은 노동자들 자신의 대규모 행동뿐이다.

국제주의

자본주의는 세계 체제이고, 세계 노동계급은 전쟁, 기아, 기후변화, 미세먼지 같은 국제적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유일한 사회세력이다.

따라서 사회주의 운동은 국제적이어야 하고 만국의 노동자를 단결시켜야 한다. 역사를 보면, 외교라는 수단을 통해 제국주의간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 대신 다른 나라 노동자들과 연대해야 한다. 반대로 한 나라의 노동자들을 다른 나라의 노동자들과 대립시키는 것 일체를 반대해야 한다.

우리는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열강의 세계 지배와 이를 위한 그들의 각축과 전쟁을 반대한다. 그러므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서 어느 편도 지지하지 않는다. 북한 핵무기는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 패권을 유지하는 데 이용하는 핑계일 뿐이고, 진정한 쟁점과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 등 서방의 북한 간섭과 압박을 반대한다.

우리는 제국주의 하에서 억압받는 민족들의 자결권을 지지한다. 또한 민족 자결에 반해 제국주의에 의해 분단된 한민족의 재통일을 지지한다. 남북한의 주민은 자신이 적합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통일할 권리가 있다.

평등과 해방

자본주의는 민족,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고용형태 (정규직 / 비정규직), 그 밖의 다른 차이들로 노동계급을 분열시킨다. 우리는 여성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평등을 지지한다. 우리는 모든 여성의 임신과 출산의 자기결정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성소수자 차별과 천대를 반대한다.

우리는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이주민과 난민, 탈북민 유입 억제를 반대한다. 우리는 모든 난민을 억류 상태에서 풀려나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난민 신청자들이 한국에서 살 권리를 위해 투쟁한다. 특히, 우리는 거짓에 근거해 비난받고 있는 무슬림에 대한 천대와 혐오를 반대한다.

우리는 이주민과 난민, 탈북민 등 차별과 천대를 받는 집단 모두가 권리를 누리기 위해 조직하는 것을 지지한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에 의한 시민적·정치적 권리 제한을 반대한다. 이 법은 ‘북한의 위협’과는 큰 관계가 없고 오히려 남한 내 정치적 반대를 잠재우기 위한 마녀사냥용으로 권력층이 종종 사용하는 무기이다.

갖가지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는 민주주의적 투쟁은 사회주의적 투쟁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인 한편, 노동자 권력(사회주의) 없이는 차별로부터의 해방(민주주의)이 불가능하다.

노동조합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경제적·정치적 조건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없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민주적이고 전투적이며 계급투쟁적인 노동조합 운동을 지지하며, 계급협력주의를 거부한다. 또한 우리는 정치적 노동조합 운동을 지지한다. 즉, 노동조합 운동은 차별과 부당함에 반대하는 투쟁 일체를 옹호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착취 자체를 반대하지 않고 착취의 결과에 저항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노조 지도층의 역할은 사용자와 협상하는 것이지, 자본주의를 끝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싸울 땐 그들을 지지하고, 그들이 노동자들을 배신하면 그들에게서 독립적으로 투쟁할 수 있도록 현장 기반 운동이 건설돼야 한다.

혁명적 당

노동자 혁명이 성공하려면 노동계급의 가장 선진적인 부분이 혁명적 당으로 조직돼야 한다. 그런 정당은 노동계급과 차별받는 여타 집단들의 일상적 저항 조직들 안에서 활동함으로써만 건설될 수 있다.

노동조합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혁명적 조직이 별도로 필요하다. 혁명적 조직은 노동조합 운동으로부터 생겨나 세워질 수 없고, 오히려 자본주의에 혁명적으로 반대하는 소수(노동자뿐 아니라 청년·학생도 포함됨)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운동 내의 비혁명적 경향들을 그저 비난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개혁주의 지도자들과의 공동 활동을 통해 다른 노동자들에게 사회주의 정치가 당면 투쟁과 무관하지 않음을 실제로 입증해야 한다. 공동전선이라는 수단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점검하고, 공동전선을 통해 혁명적 사상과 실천의 우수함을 모든 노동자들에게 종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보여 줘야 한다.

우리는 이런 당의 초석을 놓으려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위에서 설명된 우리의 기본 입장이 대체로 수긍되면 우리와 함께합시다.

* 2019년 3월 30일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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