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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커스 참여 논의:
미국의 위험한 대중국 동맹에 가세하지 말라

5월 1일 한국과 호주의 외교·국방(2+2) 장관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양국은 한국의 오커스(AUKUS) 참여를 논의했다.

이미 지난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고위 당국자가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와 함께 한국도 오커스의 협력 파트너로 고려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4월 10일 자)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로 구성된 서방 제국주의의 동맹체다. 이는 중국에 대적하려고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에서 공들인 중요한 동맹 정책 중 하나다.

따라서 한국이 오커스에 참여하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강대국 간 쟁투와 지역 불안정이 증대하는 데 더 일조할 것이다.

한국의 오커스 참여는 강대국 간 충돌 위험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한반도에도 부메랑이 될 것이다. 지난 1일 한국·호주 외교·국방 장관 회의 ⓒ출처 외교부

오커스의 협력 분야는 크게 두 개로 나뉜다. 그중 필러1[“제1 기둥”]은 핵추진 잠수함 기술 제공 및 배치에 관한 것이다. 필러2는 인공지능(AI), 극초음속, 사이버 안보, 양자 기술 등 8개 군사 기술 협력 분야에 관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필러2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일본은 오커스 필러2 참여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일본의 참여를 논의한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이 일본·한국 등을 오커스에 끌어들이는 것은 일본과 한국의 산업·기술 역량이 첨단 무기 개발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호주 맥쿼리대 연구원인 하나다 료스케는 일본을 오커스 필러2에 참여시키는 것은 “당연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첨단 무기 개발 협력

“산업적 측면에서 일본은 군사용 또는 이중 용도 장비의 중간재 생산에 필요한 인력과 자원을 모두 제공할 수 있다. … 특히 항공 및 미사일 방어 체계, 해양 안보 분야 등에서 [오커스] 3국의 방위 산업 기반과 혁신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일본 영자지 〈재팬 타임스〉 4월 9일 자)

한국의 참여도 마찬가지다.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한국의 오커스 참여 논의의 배경을 다루며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은 반도체 기술 강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대량 생산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군함과 전투기 및 여타 무기에 인공지능이 탑재되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은 [무기] 개발 역량과 직결될 것이다.”(5월 2일 자 기사)

이처럼 일본과 한국의 오커스 필러2 참여 문제는 미국이 중국과의 미래 전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오커스에 참여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 연구와 공급망 재편에서 나름의 이익을 보장받기를 원하는 듯하다.

바이든은 중국을 억지하는 데 부심하며, 중거리 미사일 등 군사력을 전진 배치하려 하면서 지역 동맹 구조도 발전시키고 있다. 그런 맥락 속에서 한국과 호주의 이번 장관회의에서는 미국·일본·호주의 지상전 연합 훈련에 한국이 올해 처음으로 참관하는 것도 결정됐다.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강화는 충돌의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 중국도 적극 대처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서 미국과 손잡은 필리핀을 거칠게 압박하고, 미국과 호주가 장악해 온 남태평양 도서 지역에 적극 진출하는 등 말이다. 특히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하다.

한국이 오커스 참여 등으로 미국의 전략에 한층 더 협력하는 것은 한반도에도 부메랑이 될 선택이다.

한편, 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총선 기간에 윤석열 정부가 미국·일본에 과도하게 기울었다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오커스 참여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민주당과 이재명 모두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