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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07 연대성명
고려대학교 당국은 진보적 토론회 ‘맑시즘 2007’의 안정적 개최를 보장해야 합니다

오는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다함께’ 주최로 ‘맑시즘 2007’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맑시즘 2007’은 한미FTA, 미국의 중동전쟁, 한반도 문제, 환경, 대선 등 우리 사회의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다루는 토론회이며, 올해로 8회를 맞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과 권영길 의원, 정태인 교수, 배성인 교수,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준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부장 등 진보개혁적인 교수와 저명한 진보인사들이 연설할 예정이다. 또, 본교 선배이기도한 임종인 의원과 노회찬 의원도 연사로 참가한다.

이런 토론회이니만큼 우리 고려대 학생들에게도 이번 ‘맑시즘 2007’은 저명한 진보인사들을 만나, 함께 토론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정경대 학생회·동아리연합회·사범대 학생회 등 여러 학생회와 ‘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 지부’ 등 수많은 학내단체들이 후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진보적 토론회 ‘맑시즘 2007’의 고려대 개최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6월 둘째 주부터 총학생회 집행부가 토론회의 개최에 대한 협조를 학생지원부에 요구했고, 6월 12일에 총학생회 집행부 1인과 토론회 주최 실무자가 학생지원부에 정식으로 토론회를 위해 우당 교양관 6층 강의실 대여 요청을 했다. 그러나 학생지원부는 학생들의 협조 요청에 대해 ‘무시’로 대응했다. 이후에도 총학생회에서 수차례 요청을 했지만, 학생지원부는 요지부동이었다.

안타깝게도 학교 당국의 이런 태도는 처음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평화운동단체들과 본교 대학원 총학생회 등이 지난 5월 26일~27일에 ‘반전반핵평화 동아시아국제회의’를 고려대 우당 교양관에서 열려고 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이 끝까지 강의실 사용을 불허해 결국 다른 대학에서 국제회의를 열어야 했다. 또한 지난 3월 대학생 다함께가 주최한 ‘진보적 대학생이 알아야 할 9가지 주제’라는 강연회도 고려대학교가 막판에 불허하는 바람에,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맑시즘 2007’에 대한 학교 당국의 태도는 그간 학생 자치권에 대해 보여준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1~2년 사이에 학생들의 강의실 사용이 많은 제약을 받기 시작했다. 주말에 강의실 사용이 불가능해 진 것은 물론이고, ‘기자재 보호’ 등의 핑계로 학생들이 대여할 수 있는 강의실 숫자도 대폭 줄어들었다. 강의실 대여 절차도 복잡해졌고, 이제는 아예 교수님이 추천한 행사만 강의실을 내주는 건물도 여럿 된다. 출교 문제에 대한 토론회는 두 번이나 강의실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이익이 되는 행사’에 대해서는 ‘외부단체라고 하더라도’ 강의실 사용을 허가한다고 밝히고 있다.(고대문화 05/06월호) 그런데 기업의 행사들만 학생들의 이익이 되고, 진보적 강연회는 학생들의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인가? 학교 당국은 이제 강의실 대여에 대해 이중 잣대로 판단하는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

대학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간이어야 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이런 다양한 사상과 의견이 활발히 토론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진보 토론회 ‘맑시즘 2007’이 고려대에서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진보 사상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라도 보다 많은 학우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견해들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유익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학교 당국의 ‘맑시즘 2007’의 고려대 개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변화를 간곡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2007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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