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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을 부를 자이툰 파병 연장 시도 즉각 중단하라!

9월 13일 SBS 8시 뉴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노무현 정부가 자이툰 부대 이라크 주둔 1년 연장 추진중이라고 폭로했다. 정부와 국방부가 "한국 기업의 이라크 진출 지원과 한국군의 해외 작전능력 제고를 위해 자이툰 부대의 파병 기간을 1년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무현이 부시와 전화 통화를 한 바로 다음날 나온 얘기다.

언론 보도 직후 청와대 대변인은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 계획의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정부의 행보를 보건데, 파병 연장은 확정적인 듯 하다.

지난 9월 6일에 노무현 정부는 자이툰 부대의 교대 병력 5백45명을 출국시켰다. 주둔 만료 시점을 불과 3개월 남짓 남겨 두고 절반 가까운 병력을 교체하겠다는 것은 파병 재연장 의사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7일 APEC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도 부시가 이라크 파병에서 "지속적 협력"을 부탁하자 노무현은 당연하다는 듯 "동맹국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2007년 6월까지 자이툰 부대의 임무종결계획을 수립하고 임무종결 시한을 2007년 내로 한다"던 국민과의 약속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부시 정부의 이라크 침략은 끔찍한 재앙을 낳았고 이를 돕는 행위는 전쟁 범죄다. 미군 점령 아래 이라크인 65만 명 이상이 점령 때문에 죽음을 당했다. 점령군들은 분노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 상황 반전을 꾀한 올해 초 미군 ’증파’ 이후 미군 사망자 수는 되레 더 늘었고, 전체 폭력 건수도 줄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때 부시를 거들었던 ’의지의 동맹들’도 붕괴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말 3천여 명의 병력을 모두 철군했다. ’의지의 동맹’의 마지막 주요 파트너인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는 곧 치러질 총선에서 ’단계적 철군’을 내건 노동당에 패배할 것이 유력하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핵심 동맹국이자 파병 규모 2위인 영국조차 한때 4만 명이던 병력을 올해 안에 5천 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 진출을 위해 자이툰 주둔 연장이 필요하다는 역겨운 주장도 있다. 이것은 수많은 무고한 이라크인들과 한국인 희생자들의 죽음과 고통을 대가로 한국 자본가들이 이윤을 챙겨야 한다는 주장에 불과하다. 이라크인들의 목숨은 한국의 탐욕스런 기업주들의 돈주머니를 채우는 것보다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배형규 심성민 씨의 죽음이 보여 주듯, 한국 정부의 침략 전쟁 동참과 파병 정책은 평범한 한국인들에게도 재앙을 가져올 뿐이다. 이러한 재앙을 막을 유일한 길은 아프가니스탄뿐 아니라 이라크에서도 한국군을 당장 철군하는 것이다.

배형규 심성민 씨의 죽음이 잊혀지기도 전에 이 파렴치한 정부는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할 짓을 서슴없이 하려 한다. 반전 운동이 일치단결해 이 야비한 시도를 막아야 한다.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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