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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성명서:
민주노동당 분당을 반대한다

「이 글은 1월 6일(일) “민주노동당 위기 사태에 즈음한 ‘다함께’ 회원 긴급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이다.」

민주노동당이 대선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내면서 급속히 수면 위로 올라온 내홍이 급기야 분당 위기 사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다함께’는 분당에 단호히 반대한다.

분당론자들은 ‘자주파’의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심대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북핵 개발 옹호 발언, ‘일심회’ 관련자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태도, 독도 군대 파견 주장, 당직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누르기 위한 대거 당적 이동, ‘페이퍼 당원’ 늘리기, 당비 대납 등이 ‘종북주의’와 ‘패권주의’의 근거다.

물론 분당론자들의 대의명분이 모두 터무니없거나 완전히 부당한 것은 아니다. 비록 문제가 부풀려지고 불공정하게 제기되는 면이 있지만 말이다.

사실, 당내 다수파인 ‘자주파’는 민주노동당을 느슨한 다정파 연합체로 협력적이고 개방적으로 운영해야 했다. 특정 정파의 노선과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다양한 운동 세력과 개인 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때만 민주노동당 건설이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협이 불가피함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자주파’는 흔히 자신들의 고유한 방침을 민주노동당에 강요하려 했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는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민주노동당의 대선 캐치프레이즈로 채택하려 했던 시도였다. 또, 지난해 11월 17일에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총선 비례대표 후보 선출방식과 시기를 자신들의 뜻대로 관철시킨 것은 (비록 절차적 흠은 없었다 할지라도) ‘평등파’들을 사실상 배제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었다.

이런 일들은 공동 전선을 이데올로기 통일 전선으로 이해해 온 스탈린주의의 유산을 ‘자주파’ 내의 강경파 동지들이 그냥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어렵사리 만든 다정파 연합체를 깨자는 종파적 대응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분당론자들은 ‘자주파’가 정서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북한의 꼭두각시라는 함의 때문에) 사실과도 맞지 않는 ‘종북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그것과 패권주의의 청산을 비대위의 임무로 요구했다. 최후통첩주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분당론자들도 흔히 공동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이데올로기를 이유로 행동 통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선에 소극적으로 임했거나 일부는 아예 불참했다. ‘다함께’는 당의 후보가 ‘평등파’이든 ‘자주파’이든 관계 없이 언제나 적극 지지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평등파’ 후보인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를, 이번 대선에서는 권영길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우리는 ‘코리아연방공화국’, 총선 비례대표 후보 논쟁에서 ‘자주파’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민주노동당의 단결과 성장을 위해 대선 운동에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차이를 따지지 말자며 무조건 단결과 통일을 강요하는 강경 ‘자주파’나 차이를 앞세워 이를 거부하는 분당론자들이나 모두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다정파 연합에 자신의 고유한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잘못이다.

그래서 ‘다함께’는 16개 시도당 위원장들이 고심 끝에 내놓은 확대간부회의의 최종안을 지지한다. 최종안은 당시 중앙위원회에서 ‘다함께’가 내놓은 수정안의 기본 정신을 담고 있기도 하다. 비대위 구성은 분명 당의 사상 최대 위기라는 비상사태가 강요하는 불가피하고 한시적인 조처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당이 단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안인 듯하다. 조기 당직 선거를 통한 최고위원회 구성은 위기를 악화시킬 따름이다.

우리는 비대위가 총선 지도부로서 비례대표 후보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정 정파를 배제하려는 파당적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다. 비상 상황이니만큼 비대위가 전권을 갖고 총선 정책과 전술을 세워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총선 대책 본부다워야 할 비대위의 권한이 어정쩡해 당이 또다시 억측만이 난무하는 선거 결과 평가를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비대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

지금 민주노동당은 대중의 개혁 염원을 배신한 사이비 개혁 세력 대신 이명박 정부의 임박한 반동적 공세에 대한 저항을 지도할 진정한 구심이 돼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의 분당은 이 과제 수행을 힘들게 만들 것이다.
‘다함께’는 민주노동당을 제대로 된 공동전선, 즉 광범하고 포용적인 다정파 연합체로 세우기 위해 분당론에 확고히 반대할 것이다. 이 길에 건강한 민주노동당 당원 동지들이 함께하길 바란다.

2008년 1월 6일
‘다함께’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