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학생 다함께 성명]
기만적인 퇴학조치를 철회하고 고려대 출교생들을 즉각 복학시켜라

2008년 2월 14일

천막을 접고 복학을 기다리던 출교생들과 복학을 축하하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산산히 허물어버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출교생들에 대한 ‘퇴학’ 결정이 내려졌다.

그동안 고려대 출교생들은 650여 일간 천막농성을 하며 힘겹지만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왔다. 출교생들의 투쟁은 고대 및 전국의 교수와 학생, 많은 진보적 시민사회 단체와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고려대 출교생들의 투쟁과 광범한 지지덕분에 작년 출교 무효 소송 1심에서 출교 학생들은 법원으로부터 학교로 돌아가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1월 29일 출교처분 효력정치 가처분 소송에서 출교생들이 다시 한 번 승리해서 즉각 복학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기만적이게도 상벌위원회는 출교무효소송 1심 판결과 가처분 소송 결과를 무로 돌리는 ‘퇴학’ 결정을 내렸다. 출교생들은 이제 ‘퇴학’이라는 새로운 징계에 맞서 원점에서 다시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출교생들이 말하듯 ‘퇴학’ 결정은 지금까지 2년이 넘게 고통받아온 학생들을 복학시키라는 “법원 판결조차 간단히 무시하는 초법·탈법 행위”이자 “출교생들을 두번 출교시키는 결정”이다. 학교당국은 적금까지 깨며 등록금을 마련해 3월 복학을 준비해 온 출교생과 출교생 부모님의 등에 비수를 꽂으려 한다.

이기수 고대 신임 총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비롯한 여러 자리에서 “출교생들을 3월에 복학 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이기수 총장은 상벌위원회의 ‘퇴학’조치에 대해 “결정한 사항을 존중해야한다”며 말을 바꿨다. 이기수 총장은 자신의 취임식에 맞춰 거추장스런 천막을 치우기 위해 학생들을 우롱한 것이다.

고려대 재단 스스로가 항소장에서 “이건희 회장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식 반대시위”와 “민주노동당 당원”임을 출교의 이유로 밝히고 있듯 출교생들은 사회 진보를 위한 운동을 하다가 탄압을 받고 있다. 보건대와 고려대의 통폐합 과정에서 보건대생들이 겪었던 부당한 차별에 반대하는 투쟁, 등록금이 “1500만원”은 되어야 한다는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에 맞서 교육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 등 출교생들이 참가해왔던 투쟁은 평범한 학생 다수를 위한 정의로운 행동이었다.

학교의 몰상식한 탄압으로 출교생들은 이미 지난 700여 일 간 젊은 날의 귀중한 시간을 천막에서 보내야 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무더운 여름과 얼음장 같은 겨울을 나며 무릎연골 파열과 허리디스크라는 평생을 안고 갈 병까지 얻으며 고생해 왔다.

그러나 고려대는 출교생들이 받았던 고통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퇴학’ 조치를 내리려 하고 있다. 최근 사상 초유의 출교조치를 내렸던 어윤대 고려대 전 총장이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다. 고려대는 어윤대 전 총장을 ‘성공한 CEO형 총장’으로 추켜세워 교육과학부 장관이 되는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출교생들을 두 번 죽이는 결정을 하려는 것인가? 고려대 당국이 어윤대, 이명박, 이건희 등의 입맛에나 맞을 반교육적 결정을 또다시 내린다면 전 사회적으로 더 커다란 지탄의 목소리에 직면할 것이다.

신자유주의 대학교육의 기수 역할을 하며 출교라는 극단적 조처로 학생운동을 탄압한 어윤대가 이명박과 함께 한국 교육을 망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명박과 어윤대가 강화할 대학 시장화와 진보운동 탄압에 맞서 학생운동을 방어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출교생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지난 기간 꿋꿋하게 싸워온 출교생들은 “출교 철회 투쟁을 하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오늘부터 천막 농성도 다시 시작할 것이다.”며 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출교생들이 강의실로 돌아가는 날까지 우리도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

2008. 2. 14
대학생 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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