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력 사건]
민주노총 상임집행위원회는 사퇴해야 한다. 반MB 투쟁에 헌신하며 명예를 회복해야.

2009년 2월 9일
민주노총 간부가 여성 조합원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이 벌어졌다.

사실 자체로도 끔찍한데 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고통받은 피해자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가해자는 민주노총에서 영구 제명되는 것이 마땅하다. “만취로 성폭행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 한다”는 태도나 피해자 대리인의 멱살을 잡는 등의 행동으로 보아 가해자는 진심으로 “사과와 용서를 [빌기는]”커녕 어떻게든 문제를 회피하려 하는 듯하다.

민주노총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직책에서 자진 사퇴한 것도 인정해선 안 된다. 자진 사퇴를 무효화하고 정식 해임해야 한다. 사법적 처벌 앞에서도 이 가해자를 변호해 줄 수는 없다.

민주노총 지도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건이 벌어진 직후 신속하게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처를 취했다면 지금처럼 사퇴하라는 요구까지는 받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형식적 절차가 진행됐다는 사실을 들어 고의로 문제 해결을 지연시킨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진심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두 차례의 연휴를 빼고도 한 달이 넘도록 조사를 벌였으면서 피해자가 민주노총 지도부가 제시한 징계 수위에 대한 동의 여부를 답변해 주지 않았다며 아직까지(2월 6일 오후4시) 아무런 실질적 징계 조처도 내리지 않은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징계와 처벌에 대한 승인 여부를 사실상 피해자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그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과는 관계없는 처사다.

민주노총 지도부 내 일부 인사들은 부정했지만, 만일 피해자 대리인의 말대로 그들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는 식의 논리로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해결을 미루는 동안 소식이 언론에 알려져 피해자의 고통만 가중되고 민주노총은 마비되고 조합원들의 사기만 떨어졌다.

진영옥 직무대행과 이용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상임집행위는 사퇴해야 한다. 민주노총 부위원장 4명이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지도부의 과실이 명백해 보이고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은 성폭력 행위와 똑같은 수준의 잘못은 아니지만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보수 언론들이 민주노총 전체를 싸잡아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이라고 매도하는 것에는 반대해야 한다. 이 사건을 민주노총의 정치 파업과 기만적 노사정대타협 거부에 대한 비난에 이용하는 것도 황당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 사건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공격ㆍ탄압하고 용산 참사로 위기에 몰린 현 국면을 타개하려 시도할 것이다. 최연희, 정몽준 같은 성추행범들과 한 편인 정부가 성폭력 문제 해결에 진지할 리 없다.

새로 구성되는 비상 지도부는 현 지도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한 점의 의구심도 남지 않도록 공정하게 해결해야 한다. 정파적 이익을 위해 이런 위기를 이용하려는 시도도 없어야 한다. 동시에 경제 공황 시기에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려는 정부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건설하면서 실추된 위신ㆍ명예 회복의 길을 찾아야 한다.

2월 6일
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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