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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한국인 관광객 테러 참사, ‘테러와의 전쟁’ 동참 강화는 더 큰 비극을 부를 것이다

2009년 3월 21일
예멘에서 벌어진 폭탄테러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테러 발생 직후 예멘으로 파견한 신속대응팀과 유가족들도 2차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았다.

어제 희생자들의 시신이 국내로 운구됐다. 테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조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진짜 범인이 누구든 무고한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사람들의 슬픔을 틈타 은근슬쩍 내놓은 대책인 ‘테러와의 전쟁’ 참여 강화는 한국인들이 테러를 당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사건을 “국제사회의 대테러 노력과 국제공조 노력이 강화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지원이나 핵확산방지구상(PSI) 등과 같은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처럼 그 동안 반발로 재정하지 못한 ‘제2의 국가보안법’인 테러방지법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미 2002년부터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왔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고, 이라크에는 무려 3천 명 이상의 병력을 보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때문에 2003년부터 한국인들이 줄줄이 테러 대상이 됐다. 2003년 이라크에서 오무전기 노동자 2명과 그 이듬해 김선일 씨가, 2007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3명이 희생됐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이번 테러가 왜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는지 알 수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정부는 예멘과 인접한 소말리아에 대형 군함을 보내면서 국내외적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한국과 다른 국가의 군함이 주되게 활동하는 아덴만과 아라비아해는 예멘 인근 해협이다.

예멘 알카에다의 지도자 중 한 명인 알-와하이시는 최근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서방의 비위를 맞추려고 아덴만과 아라비아해에서 영국 프랑스 등 다국적 해군의 군사작전을 허용했다”고 비난하며 투쟁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알카에다뿐 아니라 예멘인들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뿐 아니라 이웃 소말리아를 전쟁으로 쑥대밭으로 만든 국가들이 군함을 보내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 1백 년 동안 영국 제국주의 지배를 받았다.

또, 그들은 미국의 부추김을 받아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략한 결과로 난민들이 예멘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봤다. 그들은 그 결과로 소말리아가 불안정해지면서 해적이 늘어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 동안 예멘에서 벌어진 대규모 테러는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과 미국에 동조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2000년 예멘 남부 아덴 항에 정박해 있던 미군 해군함 콜(USS Cole)을 대상으로 초유의 ’해상 자폭테러’가 일어났고 2007년에도 주 예멘 미국 대사관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관광객 참사는 한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학살 전쟁에 참여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의 악행에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된 셈이니 한국 정부도 책임이 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 동맹을 강화할 경우 얼마나 더 많은 참상이 벌어질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한국인에 대한 테러를 우려한다면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에서 모든 한국 군대를 즉각 철군하고 모든 ‘테러와의 전쟁’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한 일들을 보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테러와의 전쟁’과 이명박 정부의 ‘테러와의 전쟁’ 참가에 반대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 첫 걸음으로 올 4월 4일 열릴 국제 반전 공동행동에 최대한 많이 참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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