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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다함께
부산대 당국의 이명박 식 정리해고 시도가 패배하다

지 난 8월 24일 부산대학교 당국이 부산대 비정규 교수 70여명을 부당해고 했다. 이미 수강신청이 완료되었고, 출석부까지 나온 개강을 1주일 앞둔 시점에서 해고 당사자들은 물론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의 뒷통수를 때리며 군사작전처럼 긴급하게 행해진 일이다.

본 부는 “2학기 시간강사로 위촉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해촉이나 해고”가 아니라며 변명했다. 그러나 해당 교수의 이름으로 출석부까지 나온 상태에서 이들을 강사로 위촉한 적이 없다는 것은 4대강 정비 사업이 대운하가 아니라는 것만큼 믿기 어려운 일이다. 학생들의 자치행사였던 노무현 추모 문화제 원천 봉쇄를 위해 ‘명박산성’을 부산대 정문으로 옮겨온 솜씨처럼 꼼수와 거짓말로 이명박 식 정리해고를 추진하려 한 것이다.

그 러나 학교 당국의 의도는 명백했다. 2년 이상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쓸 수 없게 되어 있는 법 때문에 2년째 수업 한 비정규 교수들만 해고한 것이다. 본부 당국자는 단 1명의 무기계약직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편법적”으로 교육기관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정규 악법’을 밀어붙일 때는 비정규직의 편 인양 위선을 떨던 정부 부처는 책임을 회피하며 이 사건을 묵인했다.

70 여 명의 비정규 교수들은 박봉에 시달리며 어려운 조건에서도 부산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업을 책임져 온 고마운 분들이다. ‘던젼’이라고 불리우는 지하 주차장과 입구 공사를 위해서는 12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쓰겠다는 부산대 당국은 쥐꼬리만 한 강의료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이미 노동부에 고발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번에는 비정규 교수노조의 지적처럼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학문 연구에 몰두해 온 70명의 생계를 박탈하는 악랄“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이 러한 부당해고에 맞서 비정규 교수 노조를 주축으로 저항이 시작되었다. 8월 27일 비정규 교수노조가 주최한 항의 기자회견과 집회가 부산대학교 본부 앞에서 열렸다. 긴급하게 조직 된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지역 민주협의회 등 사회단체들과 총학생회, 민주노동당 학생위, 대학생사람연대, 다함께 부산대 모임 등 다양한 학생 단체들에서 40여명이나 참가했다. 학교 당국의 시도가 손쉽게 관철 될 수는 없을 것임을 보여 준 것이다.

부 산대의 학생좌파들도 노동자-학생 연대의 모범을 보이며 발 빠르게 연대를 조직했다. 앞의 학생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는 부산대 대학생 행동연대(가)는 이 문제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이기도 하다며 해고철회 투쟁연대를 호소하는 선전물 1000부를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학생들의 개강에 맞춰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지를 이해하고 이명박 식 정리해고에 반발 할 학생정서에 호소하려 한 것이다. 총학생회는 최근의 학내 자치권 탄압 문제와 이 문제를 연결시켜 학생 집회를 주최했다. 이후 학생처를 항의 방문해 부당해고에 반대하는 총학생회 성명 50여부를 학생처 곳곳에 부착하기도 했다.

비 정규 교수노조는 학교 본부 앞에 천막을 치고 9월 2일 총력 집회를 예정했다. 민주노총 부산 본부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등이 참가하는 큰 규모의 집회가 준비되었다. 저항이 만만치 않게 확대되기 시작하고, 언론 등에서도 이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자, 학교 본부의 태도도 달라졌다. 비정규 교수노조는 애초부터 해당 교수님들의 강의 시수를 일시적으로 줄여서 고용을 유지하게 하자고 주장해 왔지만 학교 당국은 국립대가 “편법적인” 방법을 택할 수는 없다는 뻔뻔한 헛소리로 이 안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총력집회 당일 아침 부산대 당국은 처장들이 모두 참가하는 긴급회의를 열었고 그 회의에서 비정규 교수노조의 안을 받아들였다.

지난 노무현 추모문화제를 원천 봉쇄하려 당국이 부산대에 옮겨 왔던 ‘명박산성’을 무너뜨린 것처럼 비정규 교수노조를 주축으로 한 투쟁과 연대의 확산이 부산대 당국의 이명박 식 정리해고 시도를 꺾고 승리한 것이다.

비 정규 교수노조는 다음 학기로 예정되어 있는 비 박사 학위 강사(부산대 전체 비정규 교수의 절반가량) 해고 시도에 맞선 투쟁을 준비 중이다. 부산대의 학생들은 해고철회를 보고하고 당국의 사과를 요구하는 선전을 진행했고, 자치권 탄압에 항의하는 행동을 이어갔다. 이명박 식 민주주의 파괴와 정리해고 바람이 대학까지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투쟁은 저항운동이 반 이명박 정서를 등에 업고 이를 저지할 저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