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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재앙이다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라

2011년 3월 31일

 

이번 일본 사고로 핵발전이 안전하다는 신화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이번 사고 전에도 1979년 미국 스리마일,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 등에서 위험천만한 사고가 터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상황이 이런 데도 이명박 정부와 세계 각국 지배자들은 핵발전소는 안전하다며 핵발전소를 더 늘리고 이를 수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근본적으로 핵발전이 친환경적이고, 가격도 저렴하며,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신화는 순전히 거짓말, 속임수, 은폐에 기반한 것이다.

핵발전은 안전한가?

핵발전은 핵분열로 나오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위험하다. 그래서 핵발전은 “체인이 달린 톱으로 버터 1파운드를 자르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아무리 2중 3중으로 안전시설을 갖춘다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기계적 오류와 인간의 실수, 지진ㆍ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는 무시무시한 사고를 낳을 수 있다.

게다가 핵발전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반감기가 수백 년에서 수만 년이나 되고 그 중 일부는 50만 년간 방사능을 띠는데, 세계 어느 국가도 이것을 안전하게 관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만 년은 고사하고, 수백 년 뒤 후손들에게 ‘이곳을 절대로 파헤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핵폐기물 매립에 사용되는 컨테이너들은 수백 년 안에 부식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의 핵폐기물들이 지하수와 만난다면 방사능 물질이 누출돼 큰 피해를 낳을 것이다.

핵발전이 친환경적인가?

핵발전 지지자들은 핵발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핵발전이 우라늄 광석을 채굴해 부수고, 우라늄을 농축하고, 거대한 발전소를 짓고, 방사능을 가진 핵폐기물을 격리해 저장하는 등의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는 사실을 은폐한 것이다.

우라늄 농도가 풍부한 고등급 원석을 이용하는 지금도 핵발전은 풍력발전보다 이산화탄소를 50퍼센트 더 방출한다고 추정된다.

게다가 세계 각국 정부가 핵발전소를 대폭 늘리거나 혹은 앞으로 핵발전이 계속돼 저농도의 우라늄 원석까지 사용하는 시기가 된다면, 핵발전은 화력발전소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할 것이다.(《원자력은 아니다》, 양문, 24쪽)

핵발전은 값이 싼가?

핵발전이 저렴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존 핵발전소의 운영비만을 비용으로 간주하고, 핵발전소 건설ㆍ유지ㆍ폐쇄 등의 비용과 환경 파괴에 대한 보상비 등을 누락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강원도 삼척에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3조 5천억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이런 세금 지출은 핵발전 비용에 잡히지 않는다.

핵발전 산업의 비밀주의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알아낼 수는 없지만, 전 세계에서 핵발전소들이 받은 정부 지원금(핵발전소 건설 비용 지원, 세액 공제, 대출 보증, 연구지원비, 사고 보험비 등)은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세계은행조차 “일반적으로 핵발전에 투자하는 비용은 실제보다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으며 폐기물 처리와 폐쇄에 드는 비용, 그리고 다른 환경 비용들도 충분히 고려되고 있지 않다” 하고 지적한다.

핵발전과 핵무기

이번 일본 핵발전소 사고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지진과 쓰나미가 잦은 일본에 핵발전소가 왜 이리 많은가?” 하는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일본처럼 재해가 빈번한 나라에서 핵발전소를 50기 넘게 지은 것은 분명 미친 짓이기 때문이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가 온갖 어려움과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발전소 건설에 뛰어드는 진정한 목적은 핵무기 보유다.

핵발전소의 탄생 자체가 핵무기 원료를 만드는 과정의 부산물이었다. 여기에 “핵의 평화적 사용”이라는 그럴듯한 위장막이 쳐졌지만 말이다.

미국이 북한ㆍ이란의 핵발전소 건설 계획과 우라늄 농축 계획 등을 핵무기 개발 계획이라며 반대해 왔다는 사실은 핵발전과 핵무기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잘 보여 준다.

물론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와 핵개발에도 반대해야 한다. 굶주리는 인민을 위해 쓰기에도 부족한 재원을 이런 데 쏟아붓는 북한은 진정한 ‘사회주의’와 아무 관계도 없다.

그러나 핵발전과 핵무기의 연계는 북한ㆍ이란과 같은 ‘불량 국가’만의 일은 아니다.

김대중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몰래 핵무기 관련 실험을 하다가 적발돼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에서 ‘핵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는 것에서도 이들의 핵무기 보유 열망을 알 수 있다.

그래도 대안이 없지 않나?

핵발전 지지자들은 “자동차 사고가 발생한다고 자동차를 없앨 수는 없지 않느냐”며 핵발전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핵발전보다 분명히 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을 갖고 있다. 태양열ㆍ태양광ㆍ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가 그것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가격 면에서도 기존의 화석연료나 핵과 비슷한 수준에 접어들었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의 생산단가는 이미 석탄이나 석유의 발전 단가에 근접한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은 아직 발전 단가가 비싸지만, 계속 기술을 혁신해서 지난 20여 년 동안 발전 비용을 80퍼센트 가량 낮출 수 있었고, 더욱 낮아지리라 예상된다.

게다가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면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건물의 단열, 냉난방, 조명, 전동기, 각종 산업공정 등에서 이미 개발돼 있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만 도입하더라도 전체 에너지 수요의 30퍼센트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대도시에 24시간 무료 대중교통을 도입하고 자전거 등과의 연계를 확대한다면 핵발전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석유 소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의 지적처럼 “후쿠시마 원전 재앙이 주는 교훈은 단 하나뿐이다. 이미 숱한 핵실험과 원전 사고로 심히 오염된 생태계를 현 상태나마 지키려면 당장에 모든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폐쇄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핵무기와 핵발전소를 움켜쥐고 결코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지배자들에 맞서 아래로부터 강력한 대중 투쟁을 건설할 때 핵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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