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우리 모두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거짓·폭력으로 뒤덮인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

2013년 10월 3일

지금 이 시각 밀양의 70~80대 할머니ㆍ할아버지 들은 “죽어도 현장에서 철탑을 막다가 죽을 것”이라며 무덤까지 파 놓고, 몸에 쇠사슬을 걸고 싸우고 있다.

이 분들은 지난 8년간 온갖 부당한 인권유린, 욕설, 폭행, 성폭력에 시달려 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74세의 고(故) 이치우 열사가 공사 강행에 항거해 분신ㆍ사망했다. 그만큼 밀양은 절박하고 또 처절하다.

박근혜 정부와 한전은 지금 ‘제2의 용산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있다. 수천 명의 경찰과 한전 직원 등을 동원해 송전탑 공사를 폭력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신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들은 쓰러진 상태에서 허리 등을 짓밟히는 만행을 당하고 있다. 이 모든 폭력의 책임은 전적으로 한전과 박근혜 정부에 있다.

저들은 “우리는 살던 데서 살고 싶을 뿐”이라는 밀양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으며 ‘내년 여름에 전력난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전 자신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밀양 송전탑 없이도 새로 짓는 핵발전소(신고리 3호) 전력의 송전을 감당할 수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게다가 신고리 3호는 핵심 부품이 납품 비리에 연루돼 그 품질을 신뢰할 수 없고, 이를 제대로 교체하려면 내년 여름 가동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저들은 ‘전문가협의체에서 기술적 대안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시 ‘전문가’ 상당수는 한전의 자료를 그대로 ‘복사하기 붙여넣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 보고서는 국회에서 채택되지도 못했다.

철면피

초대용량 고압 송전탑에서 뿜어져 나올 전자파에 대해서도 사실상 “죽거나 발작을 일으키지 않으니 견딜만 하다”는 철면피한 입장이다.

사실 한전 부사장이 이미 공사를 강행하는 진정한 이유를 무심코 말한 바 있다. “2015년까지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지 않으면 [핵발전소 수출 계약을 맺은 아랍에미리트에]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즉 밀양 주민과 도시의 노동자들의 편리는 애초 저들의 관심 밖이었던 것이다.

송전탑을 막기 위한 밀양 주민들의 투쟁은 위험천만한 핵발전소가 더 많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우리 모두의 싸움이다. 박근혜 정부와 한전은 이미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반도에 더 많은 핵발전소를 짓고, 노후한 핵발전소들까지도 계속 가동하려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십조 원이 넘는 돈을 퍼부을 것이다. 복지에 쓸 돈은 없다면서 말이다. 밀양의 아름다운 자연과 삶터를 파괴하며 들어설 초대형 송전탑들은 그 결과로 가동될 10기가 넘는 핵발전소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일본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보여주듯 핵발전소는 결코 안전하게 가동될 수 없다. 이 때문에 핵발전소 관련 시설은 그 건설 과정이 거짓과 폭력으로 얼룩질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단지 밀양 어르신들에 대한 연민이나, 전기를 주로 쓰는 도시민으로서 부채 의식 때문에 이 투쟁을 지지해야 하는 게 아니다. 이 투쟁은 바로 우리 모두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투쟁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한전은 밀양 송전탑 건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나아가 이런 폭력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증설 계획을 중단하고, 그 막대한 돈을 친환경 재생가능에너지와 복지에 써야 한다.

2013년 10월 2일
노동자연대다함께

맨 위로 목록으로